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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서평]김난도 외(2019), 트렌드코리아 2020

by Oh 선생 2019. 11. 12.

 

#0. 선생은 아무래도 보수적이기 쉽다. 교과 내용이야 뭐 그렇다 치더라손 아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드러내는 가치관 또한 '교사'가 할 말인지 아닌지 따지며 끊임없이 자기 검열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사는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들을 가르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요새 핫한 트렌드가 뭔가 하고 뒤적거리고 있다보면 왠지 선생으로 폼이 안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살다 보면 현실에서 유리되어 자기 아집 속으로 빠지기가 쉽다. 당장 나만해도 어린 선생님들이  자기 권리를 챙겨가며 니꺼 내꺼 따지는 것에 대해 거북함을 느끼는 부분이 없지 않으며(나도 그랬던 주제에), 대학 후배들이 과 커뮤니티에 과외구인, 학원구인 따위의 글을 부끄럼없이 올리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불쾌함을 느낀다. 이게 다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이다(이런 얘기를 하면 우리 와이프는 자꾸 나를 뭐라 그런다).

하지만 교육이 아이들의 현실에서 출발해서 학문의 세계로 이끌어 올라가는 것이라면, 꼰대는 교사로서 영 적합하지 않다. 학문의 세계, 더 고결한(?) 가치의 세계를 속에 품고 있더라도 최소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고 내려와 앉아, 현실에 한 발 담굴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대략 이런 생각으로 작년부터 이 시리즈를 보고 있다. 

 

#1. 

책 목차는 이렇다. 

5 서문
18 2020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20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19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1 2019년 소비트렌드 회고
51 Play the Concept 컨셉을 연출하라
63 Invite to the ‘Cell Market’ 세포마켓
77 Going New-tro 요즘옛날, 뉴트로
89 Green Survival 필환경시대
103 You Are My Proxy Emotion. 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
115 Data Intelligence 데이터 인텔리전스
129 Rebirth of Space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141 Emerging ‘Millennial Family’ 밀레니얼 가족
155 As Being Myself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165 Manners Maketh the Consumer. 매너 소비자

2 2020년 소비트렌드 전망
178 2020년의 전반적 전망
193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219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243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267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291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315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337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359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383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405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430 미주
442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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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매년 12간지에 맞춘 10글자 단어로 내용을 구성한다.

작년의 키워드는 PIGGY DREAM 이었다.

인상깊었던 내용을 떠올려보면 

- 이제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가 생겨났고

- 마켓은 점차 작아지고 있고

- 그 과정에서 빅데이터가 활발하게 사용된다. 

정도 였던 것 같다. 

올해의 키워드는 MIGHTYMICE다.

내용을 다 쓰는건 바람직하지도 않고, 내 스타일도 아니라 의미있다 싶었던 부분만 간단히 적어본다. 

 

* 멀티페르소나

개인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양한 가면(페르소나)을 쓰고 살아간다. 소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컨셉을 명확하게 하고, 개인의 취향을 명확하게 드러낸 소비를 한다. 가령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 다는 가성비 소비가 그렇다. 셀피에 대한 얘기도 흥미로웠다. 개인은 셀피를 통해 자신을 확인하면서도, 필터를 통해 타인에게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비춰지기를 바란다. 라캉식으로 해석하면 셀피는 거울의 역할을 하기에 상상계의 지위를 가지며 동시에 타인의 욕구에 자신의 모습을 맞추려고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상징계의 지위를 가지기도 한다. 셀피는 상상계이기도 하면서 상징계이다...라고 대충 때려맞추는 해석이 생각나더라. 어떤 필터가 많이 팔리나를 생각해보면 요새 사람들이 바라는 자기 이미지가 어떤 건지도 알 수 있겠다 싶었다. 

* 라스트핏이코노미

소비자가 접하는 마지막 순간의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는 말이다. 배송(마켓컬리, 헬로네이쳐, 정육각 등), 이동(킥보드-라임, 고고씽, 킥고잉, 엘레클), 구매여정이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말로 구체화했다. 결국 소비자가 얻는 효용이라는 게 날로 주관화되어 가고 있다, 라는 말로 보이더라. 

* 페어플레이어

공정성에 대한 얘기. 평등보다 공정성을 바란다는 말. 서번트리더에 대한 얘기가 조금 와닿았고, 조별과제보다는 개별과제를, 주관식 평가 보다는 객관식 평가를 선호한다는 말이 와닿았다. 수시 정시 얘기도 결국 이 맥락이겠다. 학생들이 가지는 욕구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다 싶었다. 

* 스트리밍라이프

웨이브나 넷플릭스 같은 OTT서비스. 갈 수록 사는 것보다는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커먼타운, t'able, WeLive,쏘카 같은 집, 차 공유 서비스 또한 흥행 중. 구독경제. 

* 초개인화 기술

아마존은 0.1명 단위로 소비자를 분화한다는 말이 인상깊더라. 개개인 단위로 응대하는 걸 넘어 이제는 개인의 다양한 취향 단위로 분석을 해서 마케팅을 한다. 그런데 이 분석의 근거에는 개인이 흘리는 다양한 빅데이터가 있다. 이걸 다루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말. AI원천기술을 가진 스켈터랩스? 같은 회사가 눈에 들어오더라. +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같이 플랫폼을 선점한 회사가 유리할 거라는 분석도 동의했다. 데이터가 자본인 세상이라...

* 팬슈머

크라우드펀딩이 날로 커진다, 팬이 상품을 프로듀싱한다, 뭐 그런 내용이다. 안그래도 와디즈에서 몇 번 펀딩하고 나니 정작 장사가 잘되는건 와디즈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거기에 들어맞는 부분인듯. 

* 특화생존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아주 작은 마켓을 대상으로 아주 특화된 상품을 팔아야 한다는 말. 고급 요가복 파는 룰루레몬의 사례와, 일반 아웃도어 vs. 클라이밍 으로 갈라진 전통시장 중 클라이밍에 특화된 시장이 살아남았다는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 오팔세대

50, 60 이후 ~ 70이전 정도의 장년층을 일컫는 용어. 50대의 90% 이상은 스마트폰을 쓰고, 60대도 60%? 정도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결국 예년과 달리 장년층 이상도 문화컨텐츠를 소비하는 대상이 되었다. 최근의 실버유튜버, 미스트롯 등등의 흥행이 이런데 기인한다. 문화적 유행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는 얘기가 흥미로웠다. 

* 편리미엄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이라는 말. 오디오북의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 업글인간

몸, 취미, 지식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는 말. 최근에 피트니스 관련 산업이 매~~우 커졌다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배경에 이런 게 있었나 싶더라. 취미와 지식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원데이 클래스 같은 서비스를 떠올리며 공감했다. 당장 나도 베어유 같은 데서 뭘 듣고 있지 않나. 경험경제에서 변화경제로 간다는 말도 인상깊었다. 이제는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에서 나아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2. 생각. 

* 공정성과 미래 사회 역량인 4C - 그중에서도 창의성과 협력을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답이 안나와서 관뒀다. 공정성에 대한 아이들 세대의 욕구가 있고, 창의성과 협력에 대한 교사로서 나의 욕구가 있고, 마냥 하하호호 웃을 수 없게 만드는 좁은 평가의 문이 있다. 딜레만데, 애들 욕구와 나의 욕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아나갈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 변화경제에 대한 생각: 교육도 마찬가지로, 애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할게다. 소비트렌드에서 효용의 관점이 객관적 효용에서 주관적 효용으로 넘어가는 건 그러한 경험, 삶의 변화가 자신에게 더 높은 만족을 주기 때문일 게다. 교육에서도 주관적 효용이 높으려면 창의, 협력 등의 가치를 내포한 교육적 경험이 자신의 삶에 더 높은 만족도를 주어야 할 텐데 교육에선 '서울대 입학'보다 높은 만족도를 주는 게 없는 것 같다. 다른 부분에선 다 자아실현의 욕구가 우선하는데 교육 문제에서만큼은 생존의 욕구보다 우선 되는게 없다('서울대 입학'이 기쁜게 자아실현을 했기 때문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먹고 살 걱정은 덜겠구나, 라는게 솔직한 생각 아닐까? 그런데 거기 나와도 먹고살기 빡세 야...). 결국 교육을 통해 먹고사니즘을 해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사회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하는거 아닐까 싶다. 

* 흥미롭게 본 기업에 대해선 좀 관심있게 자료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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