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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일기

수업 관찰을 통해 만나기(2)

by Oh 선생 2018. 11. 28.

2. 수업을 보는 구체적인 방법

. 관찰의 대상과 방법에 대해

 우선은 수업에 들어가 학생을 보시기를 권합니다. 자기 수업에서 유난히 잘 안 들어온다 싶은 녀석을 보아도 괜찮고, 딱 보기에 관상이 수상쩍은 녀석을 관찰하셔도 괜찮습니다. 관찰은 티를 내지 않는 게 가장 좋습니다. 관찰자를 의식하면 애들이 안하던 짓을 하니까요. 교사에게 수업의 주도권이 있을 때에는 교실 뒤편에 가만히 서계시길 권합니다. 그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시고, 여유가 있을 땐 교실 전반을 둘러보기도 하면서요. 그러다가 수업의 주도권이 아이들에게, 즉 활동을 할 시간이 주어지면 그 아이의 뒤편으로 다가가시길 권합니다. 아이에게 말은 걸지 마세요. 관찰자가 교실에서 애들에게 말 걸고 참견하기 시작하면 수업이 원래의 모습을 잃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뒤편에 가만히 서서 아이가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다른 아이와 어떻게 교류하는지 바라보시길 권합니다. 필연적으로 초반에 애들은 관찰자를 의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활동에 몰입하기 시작하면 점차 관찰자를 의식하지 않게 될 겁니다.

 아이를 볼 때 뭘 보냐가 또 궁금하시겠지요. 사토 마나부는 배움을 텍스트와의 대화, 자기와의 대화, 타인과의 대화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이는 아이를 관찰하는 데에도 좋은 틀이 됩니다. 아이가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더라도, 교재를 보며 어떤 배움을 얻는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며 어떤 배움을 얻는지, 타인과 어떻게 대화하며 배움을 얻어가는지 등을 관찰하시면 됩니다. 이 과정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한 시간 내내 쳐다봐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첫째는 정말로 아이가 한 시간 내내 배움을 얻지 못했을 때입니다. 이는 큰 문제로, 수업 협의회를 통해 반드시 동료들과 이야기해야 할 겁니다. 두 번째는 내가 아이의 배움을 포착하지 못했을 때입니다. 이때에는 수업 협의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는 아이들을 이렇게 보는 구나, 이런 일들도 아이들에게는 배움이 될 수가 있겠구나 하는 걸 느끼실 겁니다. 그리고 나면 애들 보는 눈이 조금씩 변할 거구요. 수업 협의회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더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배움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느끼셨으면 자기 수업에서 그런 상황이 자주 일어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시면 됩니다. 수업을 통해 배운 걸 다시 환원해봐야 뭐가 남습니다.

 이런 방식의 수업 관찰과 연구회를 자꾸 하다보면, 뭔가 논의가 반복된다는 걸 느끼실 겁니다. 초반에는 교사가 어쩌구 하던 기존의 협의회에 비해 신선하다는 느낌이 있었겠지만, 가면 갈수록 학생에 대한 얘기가 지루할 거구요. 바로 그 시점에서 수업 관찰과 협의회의 논의를 한 단계 끌어 올려야 합니다.

 그동안 학생에게 배움의 순간이 일어나는 장면을 관찰했었다면, 지금부터는 무엇이 그러한 배움을 만드는가에 초점을 두셔야 합니다. 교사의 어떤 발문이, 수업의 어떤 구조가, 활동지의 어떤 과제가 그러한 배움을 만들었는가를 파악해야 심도 있는 수업 협의회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찰의 순간에 일어난 자신의 배움을 내 수업에 환원시키기도 용이하구요. 이때에는 이론의 눈을 가져오기를 권합니다. 이론은 일종의 프레임웍, 보는 눈을 우리에게 제공함으로써 수업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방식Hiebert의 수업의 5가지 요소입니다. Hibert5가지 요소는 과제, 교실의 사회문화, 교사의 역할, 도구, 공정성과 접근가능성입니다. 과제란 말 그대로 수업에서 사용하는 과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보겠다는 겁니다. 교실의 사회문화란 쉽게 말해 수업의 분위기가 어떤가를 보겠다는 겁니다. 틀린 발표를 했을 때 서로 비웃는 분위기인지, 틀린 발표라도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존중받는 분위기인지, 서로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인지 등을 파악하겠다는 거죠. 교사의 역할은 수업 중 교사의 행동을 보겠다는 겁니다. 저는 교사의 역할로 학생들을 제대로 관찰하는지, 관찰한 요소를 수업 중에 반영하는지, 관찰한 내용을 계열화하는지, 학생들의 활동 결과를 연결 짓는지 등을 봅니다. 아이들이 머뭇거리고 제대로 배워나갈지 못할 때 교사가 이를 캐치하고 제대로 되돌리는지 등도 보구요. 도구는 교사가 사용하는 공학적 도구 등을 말합니다. 수학과라면 컴퓨터나 스마트폰, 지오지브라 뭐 그런 거 말입니다. 공정성과 접근가능성은 수업에 모든 학생들이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체계와 문화가 존재하느냐를 보겠단 말입니다(특정한 부류의 아이들이 배제될 수밖에 없는 수업이 아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이론적 틀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개개인이 선호하는 이론적 틀을 가져와 수업을 밀도 있고 꼼꼼하게 볼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이론의 눈으로도 수업을 한참 보다보면 자꾸 지적질하는 부분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이론의 눈을 가져옴에 따라 필연적으로 맹점이 존재하게 됩니다. 그런 부분이 의식될 때에는 의도적으로 이론의 눈을 배제하고 수업을 관찰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됩니다. 있는 그대로, 수업에 대한 아무런 편견을 갖지 않고 수업에 들어가 관찰을 하는 겁니다. 어려운 말을 동원하자면 현상학적 판단중지를 한 채로 사태를 바라보자는 겁니다. 이건 이럴거야, 저건 저럴거야 하는 관점을 갖지 않은 채로 수업을 바라보면 또 분명히 새롭게 보이는 게 있을 겁니다. 정리하자면 이론의 눈과, 이론의 눈을 벗어난 날것 그대로의 눈을 모두 돌아가며 사용할 수 있어야 수업을 깊이 있게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방식의 수업 관찰을 하고 나면 수업 연구회 또한 심도 있는 이야기가 나오게 될 겁니다. ‘아이가 어땠다가 아니라, ‘교사가, 과제가 어땠더니 아이들이 어땠다하는 얘기 말입니다. 그러고 나면 교사 공동체가 가진 공통의 문제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겁니다. 혹은 공통의 연구 과제를 도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서로 어떻게 해결해보자는 논의를 다룬다면 수업 연구회는 보다 발전적인 자리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큰 관점으로 말해, 수업 관찰을 통해 수업을 이해하는 수준이 첫 번째라면, 이해에 근거하여 더 나아갈 수 있는 실천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두 번째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 관찰의 기록에 대해

 보다 실전적으로, 수업을 관찰하며 무엇을 기록할 것인지를 다뤄보겠습니다.

우선은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업 참관록입니다.

영역

참관 관점

학습자의

배움

<교사의 수업 기술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관계, 학생의 배움에 중점을 두고 관찰>

-어디에서(어느 순간에) 배움이 일어나는가

-어디에서(어느 순간에) 배움에서 멀어지고 산만해지는가

-학생들은 배움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는가

-학습과 관련된 의미 있는 활동인가

교사의

수업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는가

-가치 있는 교재(읽기자료, 모둠과제 등)를 선정했는가

-교재(과제)의 수준은 다양한가

-단순히 답만 찾는 활동을 넘어 탐구하고 표현을 공유하는 활동을 넣었는가

교실에서의

상호작용

-협력적인 배움이 잘 이루어지는가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는가

유의점

-서로 배우는 동료성에 기반한 수업컨설팅이 이루어지는가

-학생의 배움에 중점을 둔 수업컨설팅이 이루어지는가

종합의견

<우수한 점>

<개선해야 할 점>

 

 

 영역과 참관 관점에서 배움에 중점을 두고 관찰해라, 상호작용을 보아라,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핵심은 <우수한 점><개선할 점>에 있습니다. 우수한 점과 개선할 점을 작성하라는건 결국 평가의 관점에서 크게 나아가질 않은 느낌입니다. 좀 더 거칠게 말하자면, 이게 10여년 전의 체크리스트법에 비해 철학적인 면에서 무엇이 나아졌는가 묻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우리의 참관록에는 참관자가 우수한 점과 개선할 점의 근거로 사용할 만한 사실을 기록할 공간이 없습니다. 실제로 어떠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객관적 기록 없이 수업자의 우수한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작성하려니 서로 낯간지러운 소리나 하게 되는 거지요. 이러한 부분을 개선한 참관 기록지로 다음의 형태가 있습니다.

디자인

사실

분석 / 배운점

교사

학생

hop

(도입)

 

 

 

step

(기초)

 

 

 

jump

(발전)

 

 

 

 

성찰적 배움

 

 

 가로축에는 참관자가 수업 중 어떠한 현상을 보았는지를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사실열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는 다시 교사와 학생이라는 열로 분리되구요. 오른쪽에는 관찰한 사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분석란을 따로 두었습니다. 이 열은 수업 관찰 중 관찰자의 생각이나 분석을 순간적으로 기록하도록 만들어진 부분입니다. 수업을 보고 기록하다보면 이게 객관적 사실인지 아니면 자신의 주관적 생각이었는지 헷갈리는 때가 종종 있거든요. 이러한 구분은 앞서 말했던 이론적 틀 없이 수업보기에 적절합니다. 현상은 현상대로 관찰해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의견들은 분리하여 다른 곳에 기록하라는 거지요. 현상학적 판단중지를 구조적으로 만들고 있는 겁니다. 한편 세로축은 hop-step-jump라는 일련의 수업 시퀀스를 제시했습니다. 각 수업의 단계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기록하라는 의미이지요. 마지막에는 성찰적 배움이라는 란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참관의 목적이 평가보다는 참관자 스스로의 성찰과 배움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수업을 본 뒤 찬찬히 앉아서 수업이 의미하는 바를 되새겨 보자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틀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가령 수업의 흐름을 hop-step-jump라는 틀로 고정하여 수업의 즉흥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렇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수업에서 참관자가 관찰한 내용을 기록하고 이에 근거해 자신의 배움과 분석을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우리의 형태보다는 성의 있게 느껴지는 틀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수업 참관록의 틀은 이렇습니다. 사실 참관록이라기보다는 관찰노트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합니다.

시간

관찰

관찰자의 의견(O.C.)

 

 

 

 

 기본적으로는 위의 틀과 다르지 않습니다만, 디자인 열을 시간으로 바꾸어 놓아 수업의 즉흥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관찰란에는 순수하게 관찰한 내용을 기록하고, O.C.란에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들을 적습니다. 참관록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수업이 끝나고 난 다음,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작성하면서입니다. 글을 적다보면 관찰 중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보이고, 제가 배워야 할 점도 보이게 됩니다. 글까지 작성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적어도 관찰노트를 보며 수업을 다시 한 번 복기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다른 선생님의 수업을 30분간 관찰하며 작성했던 관찰록을 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다시 살려낸 자료입니다.

시간

관 찰

O.C.

수업

수업은 10시에 시작한다. 나는 아이들을 관찰하러 교실에 조금 먼저 들어와 있었다. 교실은 전체 7모둠이고, 각 모둠은 모둠활동을 할 상태로 놓여 있었다.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수업시간마다 교실을 옮겨 다닌다.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온다. 교사는 종이 치기 조금 전에 교실에 미리 들어와 아이들과 담소를 나누고 교실 환경을 살핀다.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수업을 시작하려 한다.

 

 

 

 

 

교사는 왜 교실에 먼저 들어오는 걸까?

1000

다소 소란스럽다. 교사는 교탁 뒤에 서서 아이들을 조용히 바라본다. 그리곤 곧 말한다.

교사: ~ 정말. 지금 몇 분 지난거야...(교탁 좌우로 이동하며 칠판 주변을 정돈한다)

교사는 지난 시간의 활동지를 꺼내어 보자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지난 시간에 다루었던 내용(미지수의 사용)을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문답이 오가고, 교사는 처음에 문자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설명하며 칠판에 다음처럼 판서한다.

한 아이가 root는 제곱근 기호를 말하는 것 아니냐며 물어본다. 교사는 씩 웃으며 ~ 달라요~ 조금 밖에 모르는구나~. 귀찮아서 이렇게 썼어요.” 라 말한다. 그러면서 rootr로 바꿔 쓴다.

교사는 고대 이집트에서는 문자가 사용되지 않아 방정식을 추측하여 맞추는 방식으로 풀었고, 우리는 문자를 이용해서 다시 풀어볼 것이라고 말한다.

 

교사: (고대에는) 문자가 없어서 힘들게 풀었죠? 어떻게 풀었더라?

학생들: 찍어서, 때려 맞추기

교사: 그럼 언제까지 때려 맞춰야 돼? 근데 우리는 문자라는걸 알아요. 문자를 이용하여 고대 사람들이 불쌍하게 푼 문제를 다시 풀어보도록 할 거에요. 창원이가 나와서 이거 나눠줘. (활동지를 나눠준다)

 

두 남학생이 나와서 활동지를 나눠준다. 그동안 교사는 마이크 들고 올게라며 교실을 잠시 나간다. 아이들은 다소 소란스러운 가운데 활동지를 나눠 가진다. 교사가 돌아와서 스피커를 교탁에 놓고, 마이크를 잡는다.

교실의 분위기를 정돈하고 수업에 들어가려는 교사의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교사는 이 의도를 끝까지 관철하지 못한다. “몇 분 지난거야라는 말은 교실의 분위기를 정돈하려는 교사의 의도가 지나가는 시간을 이기지 못했음을 나타낸다고 보인다.

 

 

 

 

 

 

수학사적으로 저게 근거가 있는 말인가? 제곱근에 대한 아이의 발언은 조금밖에 모른다고 해도 되나? “귀찮아서라는 말은 정당한가? 은연중에 교실의 권력을 교사에게로 가져오는 말은 아닌가?

 

 

 

불쌍하게풀었다는 말이 거슬린다. 인간 활동으로서 수학을 생각한다면, 그 역시 당대의 가치로서 평가받아야 할 텐데, 불쌍하다는 말은 어딘가 불편하다. 현대 수학의 어떤 덩어리가 교사에게 자리 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005

교사가 돌아오니 아이들은 새로 받은 활동지를 노트에 붙이고 있다. 교사는 잠시 아이들이 활동지를 노트에 붙이는 것을 미소 지으며 보다가, 수업을 시작한다. 여기부터 본 수업의 시작이다.

 

교사: 오늘은 고대 이집트 풀이를 풀건데요... 지난 번에 풀었던 풀이방식 기억해요? 엉망진창이었죠? 선생님이 막 여기(칠판)에 설명하는데 잘 이해가 안갔죠? 근데 우리는 엄청 쉽게 풀거에요. 무엇을 이용해서? 문자를 이용해서... (중략) 한 번 풀어보도록 합시다. , 얘들아. 항상 문제를 풀 때 제일 먼저 뭘 봐야해?

학생들: 를 뭘로 둘지

교사: 아니 아니. 문제를 읽으면 첫 번째 단계가 뭐야?

학생들: 파악 / 이해

 

이어서 교사는 학생들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풀이를 계속 한다. 교사는 설명하며 문제의 풀이를 칠판에 적는다.

 

교사: 다음에?

(칠판에 다시 = 기호를 표시하며)

교사: (=) 오른 쪽에. =의 오른쪽에 19가 되도록 식을 쓰라는 거에요. 이거 무슨 뜻이야? (손가락으로 =을 가리키며)

학생들: 같다

교사: 그러니까 우리 이제부터 19와 같은 값을 갖는 무엇을 쓸 거에요. 그걸 어떻게 찾지? 그걸 어떻게 찾을까? (학생들은 침묵한다) 문제 잘 읽어보세요. 문제는 한 줄 밖에 안되요.

 

잠시 뒤 교사는 풀이를 이어간다.

(이하 생략)

 

 

 

 

 

한 번 풀어보도록 합시다라는 말 이후 이루어진 행위는 사실 교사가 풀어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저 푼다라는 말이 가리키는 주체는 교사인가? 학생인가? 둘 다 인가? 둘 다 라면 그게 가능한가? “한 번이라는 말은 의도상 둘 다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아나아니라는 말로부터, 실제로 아이들이 해야 할 말은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위 말하는 IRE패턴. 그러면 이걸 같이푸는거라고 말할 수 있나?

 

 

 

 

 

 

 

이 지점은 대단히 신기하게 느껴진다. 교사는 이라고 읽는데, 아이들은 등식의 성질을 배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등호의 의미를 같다라고 말한다. “이라고 읽을 때의 의미는 3+4=7과 같이, 좌측의 연산 결과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기호의 의미는 맥락이 결정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위와 같은 관찰노트는 수업 이후 별개의 글쓰기 작업을 필연적으로 요구하고, 관찰노트 기록에 짓눌려 자칫 수업 관찰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수업 참관록, 혹은 관찰노트는 수업 후 협의회를 위한 좋은 자료가 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그 기록 자체로 참관자의 배움을 이끄는 촉매가 되어야 할 겁니다. 이를 위해 다음 형태의 관찰 기록지를 제안합니다.

 

수업 관찰 기록지

교 과 명 : 일 시 :

단 원 명 : 대 상 :

수 업 자 : 참 관 자 :

 

시간

관 찰

O.C.

 

 

 

 

관찰자의 성찰

 

 

 

 위 기록지는 참관 후 참관자가 가져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수업자를 위한 피드백은 수업 협의회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면 되니까요. 이 양식은 완전한 것도 아니고, 보시듯이 이런저런 양식을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합니다. 차후 논의를 통해 더 좋은 형태로 발전시켜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수업 협의회에 대해

 앞서 여러 부분에서 수업 협의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수업 공개, 관찰이 이루어 진 후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수업 협의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떠올릴 수 있는 수업 협의회의 형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1:1 형태의 수업 협의회

 좋은교사운동의 수업친구에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1:1이라고는 하지만 수업자와 다른 교사가 1:1로 대화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 대화를 지켜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지향하는 바는 수업친구로서, 조금 더 부담 없이 수업에 대해서 수다를 떨어보자는 겁니다. 내가 선생님 수업을 봤더니 이랬어요, 저랬어요 하는 얘기들을 단둘이 나눈다면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게 되겠죠. 이러한 방식은 캐주얼하게 진행할 수 있고, 속얘기를 꺼내기가 수월하며, 시간 맞추기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수업친구로 맺어진 두 사람만 일정을 조정하면 되니 실제로 실행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겠죠. 그러나 둘 중 한 명 정도는 수업에 대해 좀 더 깊은 얘기로 끌고 들어갈 역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칫하면 수업에 대한 변죽만 울리다 대화가 끝나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수업친구의 대화에서는 수업자의 장점을 나누고, 수업자의 내면에 있는 고민을 이끌어 냅니다. 그리고 고민을 극복하기 위한 미션을 찾습니다. 수업자는 그 미션을 실행한 후, 다음의 수업친구 만남에서 미션의 실행 결과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게 됩니다. 수업자에 초점을 맞춘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배움의 공동체 방식의 수업 협의회

 배움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형태의 수업 협의회입니다. 학교 상황에 따라 진행은 다를 수 있습니다만, 제가 경험한 형태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업 협의회의 구성원은 수업 교사, 컨설턴트, 사회자, 그리고 참관교사입니다. 우선 수업 교사가 가진 수업의 의도, 고민, 수업에 대한 후기 등을 이야기 합니다. 이후 참관교사들이 돌아가며 한 명씩 수업을 통해 얻은 자신의 배움을 이야기 합니다. 이때 참관교사는 사전에 배정받은 자신의 관찰 모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이에 따라 이야기가 모두 나오고 나면, 학급 전체에 대한 관찰이 빠짐없이 논의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동체에서 다뤄야 할 문제가 도출되기도 하고, 개선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때 요지는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자신의 배움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 두 사람이 부끄럽다고 빠지기 시작하면 공동체성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참관교사들이 모두 발표를 하고 나면 컨설턴트가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컨설턴트의 이야기는 컨설턴트의 역량과 관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외부의 전문가를 컨설턴트로 모시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이해 당사자가 아닌 사람의 객관적인 컨설팅을 듣는 게 꽤 신선한 경험이 됩니다. 공동체가 성숙한 이후에는 내부에서 컨설턴트를 선출하거나, 돌아가면서 맡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내부자의 관점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래는 배움의 공동체 방식으로 진행한 공개수업연구회의 회의록의 일부입니다.

공개수업연구회 회의록

 

수업자: ◯◯

학급: 1학년 3

 

수업연구회 개회사

수업연구회

 

사회자(이하 사): 수업한 선생님의 수업 의도,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듣고 갈까요?

 

◯◯◯: 광합성 단원인데, 아이들에게 있어서 어떻게 하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 무엇인가 생산할 수 있는 존재? 그런 생명에 대한 부분을 함께 나누고 싶었구요. 무엇인가를 생산하는 양분과 산소라는 것들인데, 그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제가 생각하는 과학은 실은 그 현상에 대해서 왜 이럴까 탐구하는, 그런 수업하고 싶었습니다. 서로가 생각을 나누고 좇아가는... 저에게 있어 고민거리가 있는데, 아이들에게 있어서 서로 의논하거나 할 때, 배움의 벽이 되는게 있더라는 거죠. 지식을 알아야 하는 데,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고, 전 차시에 배웠던 것인데 모르는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상황이... 교사가 어떤 다리를 놓아야 하나 고민이 있었어요. 이번에도 아이오딘 반응이 녹말 검출반응이다, 이거 하나만 알면 되는데 애들이 잘 모르거든요. 초등학교 때 배웠지만 다 아는건 아니니까. 그렇게 걸릴 때가 있거든요. 그 때 나는 어떻게 다리를 놓아야 하나, 비계를 어떻게 놓아야 하나, 하는 고민이 제게 있어요. 그거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하는 생각으로, 감자를 한 번 도입 해봤구요. 아이들이 배우는 즐거움을 조금 맛봤으면 좋겠다, 과학 하면서 이것 참 맛있다, 재밌다 하는 것들을 주고 싶은데, 그걸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이 제게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 그걸 좀 대상을 만져보고 찾아보게 하는, 그걸 좀 넣으려고 노력했구요. 다만 여전히 저에게 풀리지 않는... 제가 목표했던 곳 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여기까지는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 반에서 이렇게 많은 질문이... 나오더라구요. 그런 기쁨도 있었지만, 왜 나는 내가 가려고 하는 분량에 대한 디자인을 잘 못채울까? 하는 스스로의 그러한 부분도 ... 있는? 그런 수업이었어요.

 

: 선생님 말씀하시는 벽은 저도 수업시간에 되게 고민 많이 되는 부분인 것 같은데... 이제 얘기를 나눌 건데, 이걸 통해서 어떻게... 수업자의 요청을 읽어보긴 했는데, 어떤 부분을 해결하고 싶거나 얘길 나누고 싶으신지요?

 

◯◯: 아이들이 배움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배움의 즐거움이 있었던 그 순간... (없었을 수도 있네요... 웃음) 그 부분이 어디였을까, 거기에 기인한 부분은 뭐였을까, 그걸 내가 다시금 또다른 수업했을 때 다시금 잃지 않게 하고 싶구요. 다른 하나는 아까 말씀드렸던, 지식의 벽에 막혔을 때, 내가 다리를 놓아야 하는데, 내가 다리를 놓는 부분이 있었나,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나 아이들에게? 그런 걸 묻고 싶습니다.

 

: 저도 막 생각을 하게 되네요. 수업에 있었나... 선생님들 관찰하셨던 것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이하 윤): 제가 봤던 것은 1모둠입니다. ◯◯, ◯◯, ◯◯, ◯◯이가 있었는데, 그 중 ◯◯이가 조금 많이 힘들어하는 아이잖아요. ◯◯이가 못따라가는 것은 눈에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이 아이도, 자기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하는 눈치더라구요. 계속 뭔가 하려고 하는데, 뭔가 핀트는 맞지 않고, 나도 뭔가 하고는 싶은데 하는게 보였어요. 뭔가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렇게 힘들어하고 하다 보니까, 주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런 것은 또 잘 안되는, 그런 모습을 보았구요. 주변 아이들도 ◯◯이를 모둠에 끌어들이는 모습이 잘 안보이기도 했었어요. ◯◯이나 ◯◯, ◯◯ 같은 아이들은 제 수업에서 똘똘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이 실험을 내주었을 때, 이 실험을 왜 하고, 그런 포인트를 잘 못잡더라구요. 나름 괜찮고, 똑똑한 아이들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지, 다른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거나 그런 모습은 없더라구요. 스포이트로 뭘 뿌리긴 하는데 이거 뭘 보는 거야? 하는 걸 모르고... 무엇을 봐야 하고, 거기에서 검은 점 같은걸 말하니까 그때가서 아 그걸 보는 거야? 하고... 아이들에게 뭔가 자극이 없으니까, 자기들이 스스로 하는 모습이 조금 아쉬워보였었구요. 뭔가를 해야 한다고 할 때에는, 발빠르게 찾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특히 ◯◯이 같은 경우는 리더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더라구요. 리더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 했는데, 그게 입밖으로 안나오고 하니까 자꾸만 답답한 모습을 느끼고, 아우 짜증나 안해, 그런 식으로 되는 모습이 또 있더라구요. 그럴 때 계속... ◯◯선생님이 다니면서 아이들을 봐주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은 도와달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까 다른 모둠에선 자꾸 질문이 들어오고 그러다보니까, 오히려 1모둠이, 모둠활동이 잘 안되었던 모둠 같아요. 의욕은 있는데, 모둠활동이 잘 안된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 제가... 적어준 대로 읽는 ... 제 대본에 교수님 소개하는 파트가 빠져서... (웃음) 컨설턴트 이화여대 서◯◯ 교수님이십니다. 생뚱맞게 웃겨서...

 

◯◯(이하 환): ◯◯ 선생님이... 계속 컨설팅 해주시는 다른 수업 공개를 봤었는데, 본인이 말씀하신 걸 그대로 수업에서... 실천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딱 준비되어 있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감자 딱 나올 때, ... 하는 느낌? 역시... 그런 느낌? 그런 걸 본 것 같구요. 저는 7모둠 앞에 서 있었는데... 이 모둠 친구들은 다들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었었고. 아까 보셨다시피 김◯◯, 이 친구가 탁월하다고 할 까요? 탁월성을 드러내서... , 이런거 아닐까? 적극적으로 자기의 생각을 해내고, 특히나 이게 실험 진행이 잘 안됐는데... 아이오딘 반응이 잘 안보여서... 한참 걸려야 반응이 나오더라구요. 그게 안나왔는데도, 어쨌든 학습지를 해야 하니까, 학습지 아래를 보고 윗부분을 유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걸 ◯◯가 돕고... 활동지를 할 때에는 다른 아이들이 좀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가 치고 나가고 ◯◯가 돕고... 모둠 내의 협동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감자가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루페는 지금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아들도 하나 사줘야지... (웃음)

 

(중략)

 

: 저는 사실 처음에 시작하실 때, 진행하시기 전에 상자에서 나뭇잎 꺼내서 보게 하겠다... 관찰하면서, 아이들이 그 순간에... 집중이 모였던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오늘 뭐 배우나? 그런 궁금함이 있잖아요. 저 나뭇잎을 보면서 뭘 하겠다, 그런 말씀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되게 신기한 걸 보여주니까... 그 순간에 아이들의 몸의 움직임이나 방향에서, 수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구나 라는게 느껴지는데, 그런걸 의도했거나, 시작을 어떻게 할 것인가... 시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어떻게 시작을 하겠다 하는 것을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게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박스에서 하나씩 꺼내는 것도 하나씩 보게 되는 그런 효과가 있구나... 하나씩 나오는 그런 것들도, 되게... 몸에 배여있지 않으면 저게 잘 안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또 저는... 중간 중간에 연결짓기나 아이들에게 막혔을 때 말씀을 하셨는데... 아이들이 탁 던진말에서 그 말 표현을 그대로 살려서 그것 자체로부터 의미를 찾게 하는? 예를 들어 관찰 한 것 이야기를 할 때... ◯◯? 저는 오늘 ◯◯의 통찰력이 되게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점점점이라고 말한 것을 선생님이 그대로 살려서 표현을 사용하신게... 바로 알려주거나 용어를 도입하지 않고, 아이들 표현을 그대로 살려서도 내용을 다 전달 하게 되고 연결이 되는 모습이... 되게 좋았어요. 인상깊었고, 그리고 중간에 애들이 묻고, 아이들이 손들어서 반론하는, 영어시간에는 절대 안나오는... (그런 게 좋았고) 또 애들이 말하고 표현하는 부분도 좋았고... 그걸 선생님이 개입하지 않으시고, 그걸 아이들이 스스로 풀게끔 기다리는... 그래서 그 아이가 다시 설명할 수 있게 주시는 거? 그런 것들도 되게 인상이 깊었어요. 제가 관찰한 모둠은 4모둠이었어요. 저는 왜 이 모둠이 아무것도 안하는가 영어시간에 되게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알겠더라구요. 이 모둠은 되게 호기심이 넘치는데 수업의 흐름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의 호기심을 바로 충족시키지 않으면 넘어갈 수 없는 그런 애들인거에요... 그래서 선생님이 떨어트리라고 용액을 주셨잖아요? 그런데 그걸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시지 않으시니까, 애들은 한 방울씩 떨어트리면서 이게 떨어질까 말까 한 방울씩 떨어트리는거에 너무 몰입하는 거에요... ◯◯? 는 자기 중심적이잖아요? 자기도 모르게 칠판에 나와서 뭘 막 적었잖아요? 자기 일에 몰입하면 다른걸 못보니까... 시키지도 않았는데 칠판에 나와서 뭘 막 적었는데, 아까 그 이름이 뭐였죠? 루페... 그것도 애들은 중반 지날 때 까지 안가져왔어요. 뭐라 대화를 나누냐면, “자 다른 사람이 한 번 해보자라면서 한 방울씩 떨어트리는 일에 그걸 계속 하고 있더라구요. 제가 중간에 답답해서 루페 가져오라고 사인 줬는데 잘 모르더라구요. 그 정도로 남의 일에 관심을 안가지는 거죠, ◯◯이는. 그래서 여쭙고 싶었어요, 그 모둠이 그런 것을 모르고 계셨는지, 아니면 아셨는지... 모를 것 같지 않은데. 그런데 얘들이 되게 뜻밖의 곳에서, 활동지를 적을 때가 되니까, 남자애가 과학책에 모든 답이 있다라고 하면서... 얘들은 사실 관찰을 안했잖아요, 떨어트리는 것만 집중했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거기까진 좋았는데, 과학책을 집중해서 보진 못한거죠... 그래서 아, 선생님이 평소에 아이들에게 모르면 과학책을 보라는 말씀을 해두시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구요. 마침 제가 2학년 수업도 봤는데... 협업과 대화나누는 것도 연습이 되어야 하나봐요. 아직 1학년들이 협업하고 대화를 나눠서 하는게 아직 어렵다는 생각? ◯◯이가 많이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거기에 의존하는 느낌이에요. ◯◯이가 자기 맘대로 답을 적고, 그걸 들고서 막 보여주는 거에요. 애들이 어떤 상태인지 몰랐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뭐라해야 하나? 활동 자체는 즐겁게, 핀트는 어긋나긴 했지만 빠져나가진 않고... 그리고 중반쯤 가니까, ◯◯이가 결국 도구를 가져와 보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다른 애들도 돌려가면서 보기 시작했거든요. 애들이 선생님이 지시하는 대로 착착착 나가진 않아도, 오늘 해야 할 일들을 하기는 하는 모습? 그런 부분이 나중에 선생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은 부분이기도 했었어요. 교사가 리드하는 부분대로 따라줘야 그 다음 단계로 가는데... 결과는 비슷하게 되긴 하는데, 그렇다면 어떤 지점에서 개입해서 따라오게 할 것인가? 그런 생각이 좀 들었고... 저는 오늘 수업 보며 느낀 점은, 지식적인 부분은 사실 따라서... 책을 찾아서 할 수 있는 건데, 호기심을 갖게 하도록 하는 것은 질문하고, 무엇을 궁금해하나? 그런걸 많이 얘기하면서 배우는 것 같다?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재미있고, 즐거운 과학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중략)

 

컨설턴트(◯◯, 이하 컨): 배움에 대해서... 지난 번에도 그런 얘기가 나왔었고... 배움이 벽에 부딪혔을 때 교사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그런 고민이 나왔는데, 한편으로 느낀 것이, 우리가 배움 중심 수업을 하면서 가르침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생들에게 말해주는, 직접교수법이라던가... 이런 것에 대한 어떤 두려움? 그래서 알아야 한다는 두려움이 우리 안에 있으면서, 그래서 수업을 학생들이 이끌어가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내가 어느 지점에서 개입해서 이것을 지원해줘야 하는지, 이것은 명확히 보이지 않고... 수업 상황에서는...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수업 하고 나서 그런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선생님은 선생님의 역할을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선생님께서 비계를 말하고 그러셔서... 아마 비고츠키 선생님이 수업을 하셨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일상적 개념과 과학적 개념을 연결해주는, 수업이 그런 브릿지가 되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철학이 아니였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들구요. 지나가다가 나뭇잎 보고 그 나뭇잎으로부터도 과학적인 개념을 배울 수 있다는 그런 것으로부터 시작한 것은 매우 좋았습니다. 일상의 지식으로부터 출발해서 과학적 지식으로 가야 하는데 거기에서 자꾸 막히는 부분이 있는거죠. 학생들의 용어를 가져다 쓰시는 것은... 상당히 학생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이끌고, 아이들의 수업 참여를 이끌면서 동시에 어느 지점에서 학생들의 개념과 과학적 개념을 접목시켜 설명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들었던 생각은, 그래서 아이들이 더 활동지를 보고, 교과서를 찾아서... 왜 그런 부분에 명확하게 선생님에게 질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한편으로 다른 질문은 또 좋기도 했어요. 손에 떨어트리면 어떨지... 하는 부분들. 그 중 선생님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더 깊이 가져가고... 모든 질문을 모두 다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 그런 점에서 저도 배운 점이 있구요. 질문을 선별을 하면서... 예를 들어 종이에 아이오딘을 떨어트리면 어떻게 될지를 묻는 것, 그런 질문을 조금씩 다듬어 가는 것들, 그런 것들은 상당히 좋았었어요. 아마 이것을 과학적으로 더 가져가는 데 있어서, 제가 들었던 생각들은, 아마 팀별로 보시면서, 어떤 팀은 실험이 성공하고 어떤 팀은 실패하고 그랬는데... 또 실험 자체도 과학적 활동인데, 이것을 팀별로 다르게 두는 게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선생님의 실험 영상이 있었다면, 그런 걸 보면서 깊게 들어가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고... 차라리 그 지점에서 전체가 공유를 하고 과학실험은 어떻게 해야 한다 라는 부분을 말하고 가는 게... 아이들은 칠판에 그리기보다는 영상을, 선생님의 실험을 보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이들 다 양을 조절 못해서... 똑똑똑 흘린 팀도 있고... 그래서 처음엔 자유롭게 하되, 이걸 어떻게 했었어야 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 왜 실패했나 생각하도록 하는, 그런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었구요. 보면서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던가, 그런 룰들을 만들어갈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험의 정확성도 과학자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걸 4명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협동해서 이야기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떻게 실험하고, 규칙을 세우고, 공유를 할지 1학년 학생들은 같이 쌓아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도 제가 관찰한 학생은... 예컨대 ◯◯이는 거의 제외가 되다시피 해서... ◯◯이는 ◯◯하고만 이야기를 하고... ◯◯이가 완전히 소외가 되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이 팀이 어떻게 짜인거고, 어떻게 일어났는지... 외부인이 보기엔 이해가 안됐었는데 그 부분은 선생님이 신경을 써주셔야 할 것 같고... 무엇보다 저는 점심시간 이후 수업인데 학생들이 졸지 않고 이렇게 몰입을 해서 하는... 그런 것에 되게 감동을 받았어요. 학부학생과는 다르게... (웃음) 그래서 다시 한 번 감탄을 했습니다. 아이들 몰입도도 높았었고, 포인트 잡아서 가는 것도... 그래서 그 관심을 끝까지 끌고 가는 것도 너무 좋았었고... 감명 받았습니다.

 

: 교장님께서 아이들의 눈빛을 반짝이게 하는 수업, 감동입니다라고 말씀 남기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어떠셨는지?

(이하 생략)

3) 사전 수업 협의회

 수업을 관찰하러 들어가 보면, 애초에 과제는 이랬으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거나, 수업 교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미리 알았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전 수업 협의회는 이러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수업 이전에 협의회를 실시하며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사전 수업 협의회에 수업 교사는 자신이 사용할 수업 계획과 활동지를 가져 옵니다. 타교과 교사를 포함한 참관 교사들은 수업 교사의 의도와 활동지 구성 등을 검토하며 자신의 의견을 제안합니다. 이때 타교과 교사의 의견은 해당 교과의 비전문가가 내는 의견이기에 오히려 학생의 관점에 더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업 교사는 이러한 의견을 반영하여 활동지와 수업 구성 등을 재구성합니다. 사전 협의회에서는 수업 교사의 고민이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참관 교사들은 수업 교사의 고민, 문제 등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관찰할 수 있고, 수업 후 수업 교사에게 자신의 관찰 결과를 들려줌으로써 수업자의 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사전 협의회를 진행한 후 본 수업에 들어갑니다. 수업 후에는 다시 수업 협의회를 진행합니다. 이때에는 사전에 논의되었던 내용, 구상했던 부분들이 얼마나 실행되었는지를 말하고 개선안 등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수업자는 이러한 내용을 다시 반영하여 더 나은 수업을 기획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하나의 수업을 여러 명의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계획-실행-반성-환류의 사이클을 여러 교과의 교사가 함께 하며 완성된 하나의 수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4) 제안

 이상의 논의를 통해 세 가지 형태의 수업 협의회, 연구회를 간략히 보여드렸습니다. 일부는 제가 간접적으로 밖에 경험해보지 못한 것도 있어 설명이 충분치 않지만,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시는 것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각 방법은 나름의 장단점이 존재하고, 또 우리 여건 상 불가능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반영하여 대략적인 제안을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업의 이전에 최소한 수업자의 고민, 수업의 의도 등을 파악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수업자의 고민과 의도를 미리 파악함으로써 수업 교사에게 수업 공개를 직접적인 고민 토로의 장으로 만들고, 협의의 결과를 효과적으로 환류시키고자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수업 공개에 참여할 사람들이 모여 수업자의 말을 직접 듣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수업자의 고민을 담은 자료라도 함께 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다음 그림은 공개수업에 대한 제 고민을 적어 참관 선생님들과 함께 나눈 자료입니다.


 둘째, 수업 후에는 소규모라도 협의회를 밀도 있게 진행하였으면 합니다. 수업에 대해 교사들이 나누는 논의의 질을 높여야 수업 공개가 서로 민망한 요식행위를 벗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협의회를 반드시 시간을 두어 진행한다,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셋째, 수업 공개에 참여하는 인원을 다양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동교과만으로 구성된 수업 공개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너무 각 교과의 타짜들입니다. 내 수업을 학생의 시선에 가깝게 봐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넷째, 모든 교사가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 시작은 소규모의 워킹그룹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안하는 것은 학년부를 단위로, 같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하나의 워킹그룹으로 활동하는 형태입니다. 한 두 개의 수업 공개 및 연구 그룹이라도 제대로 운영된다면 거기에서 나오는 좋은 기운(?)이 교내로 전파되리라 생각합니다.

 위 제안은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 정도입니다. 더 구체적인 논의는 시간을 들여 형태를 잡아가리라 생각합니다.


4. 나가며: 이걸 왜 하자고 하는걸까?

 한참 필이 꽂혀 글을 작성하다보니, 도대체 이걸 왜 해야 하는걸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 떠올랐습니다. 속된 말로 졸라 귀찮거든요, 이런 거. 수업 공개와 연구회를 성실하게 한다고 해서 애들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닐 겁니다. 언뜻 생각해도 수업 공개, 동료장학을 하는 게 수능 성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주 근본적인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수업을 잘하게 됨으로써 제가 교사로서 실존을 획득한다고 생각합니다. 삶에 자신감도 생길 것 같고, 아이들에게도 당당할 것 같습니다. 서로의 실존적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속에서 유대감도 느낄 것 같습니다. 학교가 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사토 마나부는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는 얘길 했습니다. 저는 수업이 학교를 바르게 세워나가는 근간이 된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학교가 좋아지고, 수업을 더 잘하고 싶어지면, 현재의 수업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노력을 하게 되겠죠. 바르게 진행되는 수업 공개와 동료장학, 수업 연구회는 이러한 일을 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동력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결과적으로 애들 성적도, 수준도 올라가겠죠. 눈앞의 작은 어려움에 휘둘리지 않고, 우직하게 근본에 가까운 일을 해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본문에 있던 각주들. 한글에서 작성한 각주는 카피가 안된다. 

1) 이런 방식의 수업 관찰이 가능하려면 수업도 아이들의 배움을 관찰할만한 형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배움의 공동체 방식의 수업 관찰과 연구회는 배움의 공동체 철학 속에서 이루어지는 수업과 함께 실행되어야 더 효과가 좋습니다.

2) 배움의 공동체 수업이 궁금하다면: 사토 마나부(2014).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개정판). (손우정 역.). 서울: 에듀니티.

3) 수업비평은 제가 몸으로 해본 게 아니라 설명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론을 잘못 간추렸을 수도 있습니다. 원전이 궁금하시다면: 이혁규(2008). 수업, 비평의 눈으로 읽다. 서울: 우리교육.

4) 기술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 분석은 이론의 관점에서 현상을 해체해 놓는 것, 해석은 현상이 가진 의미를 파악해가는 것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평가(evaluation)는 말 그대로 그것의 가치를 가늠하는 거겠죠.

5) 서근원 교수님의 학생의 눈으로 수업 보기가 궁금하다면: 서근원(2007). 수업을 왜 하지? 서울: 우리교육.

6) 좋은교사운동의 수업친구가 궁금하다면: 김태현(2012). 교사, 수업에서 나를 만나다. 서울: 좋은교사.

7) 그리고 사실, 이러한 국소적 지식이 누적되다보면 새로운 교육학 이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action research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이런 거 아닌가 싶습니다.

8) 물론 이것은 개인이 어떻게 의미를 찾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겁니다. 수업이란 본질적으로 어떤 활동인가?를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조금 다른 답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9) 이러한 얘기는 나아가 아이들의 삶에 대한 이해로도 확장될 수 있겠습니다만, 이는 아이의 눈으로 수업보기에서 자세하게 다루기에 더 글을 붙이진 않겠습니다.

10) 이런 수업공개를 10번쯤 해보면 애들이 관찰자를 사물함 보듯 하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관찰자는 가구처럼 되는 겁니다.

 11) 저는 수학과니까, 수학 수업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틀을 씁니다.

 12) 이는 Smith, S. M., Stein, M. K. (2013). 효과적인 수학적 논의를 위해 교사가 알아야 할 5가지 관행(방정숙 역.). 서울: 경문사에서 일부 참고한 관점입니다.

 13) 이러한 방식의 수업 협의회는 다음을 참조: 남경운, 서동석, 이경은(2014). 수업 디자인. 서울: 맘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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