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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활동지

삼각형의 외심과 내심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by Oh 선생 2015. 11. 1.

#0. 


이번 포스팅은 삼각형의 외심과 내심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리이다. 


올해의 수업과, 그 결과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중심으로 기록했다. 



#1. 


도형을 가르치는 나의 자세는 항상 일관적이다. 


가장 수학적인 활동을 할 때 수학을 가장 잘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증명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2014년에는 이러한 생각을 극한까지 밀어붙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명제만 틱틱 던져주고 증명은 스스로 해오도록 했었다. 


소위 말하는 moore method의 많이 약화된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수업 진행에서 수업을 하는 나는 상당히 즐거웠는데, 애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굉장히 신나하는 애와 무슨 말인지 몰라 어쩔줄 몰라 하는 애. 그 중 후자의 비중이 더 높았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좀 더 직관적으로 내용을 전개해보기로 했다. 


증명은, 증명보다는, 문제를 풀며 어떤 정리를 어떤 상황에서 써야 하는지, 그 이용이 타당한지, 정리를 사용할 조건을 분석하고


정당화를 꼼꼼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2. 


직관적인 내용 전개를 통해 외심과 내심을 가르치고자 이런 저런 자료를 훑어본다. 


교과서를 봐도, 다른 사람 블로그를 봐도 외심과 내심은 종이접기나 시계 만들기 활동이 중심이더라. 


그래서 활동에 그걸 반영하고, 요새 나의 관심사인 마을 얘기를 조금 넣었다. 



우리 중학교를 중심으로 세 개의 초등학교가 나타나있는 지도를 준 뒤, 그 삼각형의 외심을 찾는 활동이다. 


세 초등학교로부터 거리가 같은 곳으로 중학교가 이전한다는 시나리오를 넣었다. 


아무 힌트없이 주니 애들이 영 찾질 못해서, 어떻게 접어야 하는지 대충 설명해 주었다. 


거기에서 접은 선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이로부터 외심의 개념을 이끌고자 했다. 


그러고 나면 이런 활동지를 준다. 앞부분은 외심과 외심원에 대한 설명이다. 


올해는 직관에 의존해서 내용을 진행하고자 맘먹었기 때문에, 정리의 증명은 직관적인 수준에서 내가 간략히 보여준다.


그 후에 HOT Problems를 통해 외심에서 알아야 하는 성질들을 대강 증명한다. 


(오른쪽 아래 그림은 각도가 영 후지다. 원래는 x도로 편집했던걸 문제를 쉽게 만들기 위해 


35도를 넣었더니 그림과 안맞게 되었다)


그 다음은 내심이다. 내심은 삼각형 시계 만들기 활동이 좋다. 


하지만 애들이 많아서(36명...) 활동을 하진 않고, 사고 실험을 하고자 했다. 


여기에선 Q1이 핵심이다. 조건을 만족시키는 점이 가져야 하는 성질은 뭘까? >> 각 변으로부터의 거리가 같다는게 나오길 


기대했다. 하지만 영 꽝. 


앞의 프린트에서 각의 이등분선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어줬기 때문에, 이후 문항을 풀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그것도 영 꽝. 


결국 이쪽은 각의 이등분선을 접어내도록 "시켜서" 내용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후 프린트를 죽 진행하며 각종 성질 배우기. 


올해 외심과 내심은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 



#3.   


근데 뒤돌아 보니 이게 영 아닌 것 같다. 어설프게 직관을 도입한다며 종이접기를 시켰지만 애들은 왜 수직이등분선을


만들어야 하는지 제대로 깨닫지 못한 듯 했고, 외심의 성질로부터 얻어지는 두 공식의 증명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그냥 외심은 외심으로, 내심은 내심으로, 단절된 지식으로만 머릿속에 남는 듯 했다. 


내가 살아있는 수학선생이라면 이러면 안됐다. 


아이들은 기본적인 아이디어로부터 개념이 점차 복잡하게 발전되는 상황과, 


그 상황을 이끌고 있는 수학적 사고의 자연스러움을 느껴야 했다.


또한 증명을 통해 대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그 과정을 경험해야 했다.  


(예를 들면, 증명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외심에서 각 꼭지점에 이은 세 선분을 통해 쪼개진 세 삼각형이 이등변 삼각형이라는걸


절실히 느끼게 된다)


결국 교재연구네 뭐네 하면서 여러 교과서를 봤고, 남의 자료를 보았지만, 


수학 자체를 탐구의 과정으로 가르치지 못한다면 다 헛지랄인게다. 올해는 꽤 크게 헛지랄을 한거고. 



#4. 


그래서 다시 생각을 해본다. 어디서부터 가르치면 내가 속이 시원할까. 



우선 외심의 학습은 수직이등분선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타당해보인다. 


선분의 수직이등분선을 그은 뒤, 직이등분선이 갖는 성질(수직이등분선 위의 임의의 한 점으로부터 선분의 양 끝점까지의 거리는 같다)을 탐구하도록 하는 과제가 필요하다. 


이 성질을 이해시킨 다음엔, 삼각형을 던져주고, 이걸 어떻게 접으면 변의 수직이등분선을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하도록 하는 과제가 필요하다(우선 접은 다음에 그 접은 자국의 정체를 생각해보는 활동도 좋겠지만, 시키는대로 접고 나서 이게 뭐지? 생각하게 하는 것보단 변의 수직이등분선을 구한다는 과제를 해결토록 하는게 더 도전적인듯 하다). 


이정도까지 했으면 이제 외심을 다룰 자격이 된다. 삼각형을 던져준 뒤, 세 꼭지점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점을 찾도록 시킨다. 


이건 한 20분 정도 걸릴 듯 하다. 두 수직이등분선의 교점을 찾는다는 아이디어가 쉽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앞의 활동을 했기 때문에, 외심을 찾거나 그 활동의 정당화를 하는게 가능할거다.


이 활동을 통해 수직이등분선에서 얻은 기본적인 성질을 삼각형에 적용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이제, 아이들은 외심의 구성과 외심의 성질을 알았다. 이 후 용어정리를 통해 외접원과 외심의 정의를 정리토록 한다. 


이제 두 가지 난관이 남았다. 


하나는 이 외심으로부터 세 꼭지점까지의 거리가 같음을 증명하는 것과, 


세 수직이등분선의 교점이 한 점에서 만난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다. 


전자는 사실 위와 같이 접근을 했다면 직관적으로 타당하다. "선분의 수직이등분선 위의 점이 갖는 성질"이라는 정리를 반복해서 


쓰면 증명 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AS합동을 이용한 증명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외심과 세 꼭지점을 잇는 선분으로 


삼각형을 세 개로 쪼갰을 때, 각각이 이등변삼각형임을 생각하게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후의 유용한 성질을 찾아낼 수 있다. 


(위의 HOT Problems에 있는 공식들...)


그래서 이 부분은 수직이등분선의 성질에 의존하지 않고 해보자...라는 식으로 에두르는게 필요해보인다. 


여튼 이 증명을 보여주고 나면, HOT Problems에 있는 문제들은 애들 나름대로 접근이 가능해진다. 공식화는 이 다음에 하는거다.



한편 후자는 증명의 아이디어가 애들에게 자연스럽지도 않을 뿐더러, 꽤 어렵다. 차라리 


"두 선분의 교점은 한 점에서 생기지만, 세 선분의 교점이 한 점에서 만나는건 매우 특이한 일이다." 정도로 문제의식을 갖추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증명은 교과서 마다 있으니 각자 알아서 보세요 하면 된다. 


(후자는 꽤 잘하는 반에서나 통할 내용이라고 본다.)



내심도 스토리는 유사하다. 각의 이등분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각의 이등분선이 갖는 성질(각의 두 변에 이르는 거리가 같음)을 느끼게 한 뒤, 각의 이등분선을 만드는 것이 종이접기를 통해


가능함을 알게 한다. 


그 다음엔 삼각형에 내접하는 원을 그리라는 과제를 통해 내심을 찾아내기를 유도한다. 이후 용어정리를 한다. 


그 다음은 앞의 진행과 유사하다. 



결국 


선분의 수직이등분선 >>수직이등분선의 성질>>삼각형에 적용>> 외심 , 


각의 이등분선>>각의 이등분선의 성질>>삼각형에 적용>>내심


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상호 대조시키며 활용하고, 아이들 기억에 남게 해주자는 말이다.



이 방법은 기초도형에서 찾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삼각형에 적용하고, 이를 통해 보다 복잡한 개념을 탐구하는 


과정을 경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내 올해의 방법보다 더 나은 것 같다.  



#5. 


누군가에게 수학은 일상에 도움 안되는 조각난 지식의 모임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수학은 아이디어의 자연스러운 발전을 모아놓은 이야기책일 수도 있다.


이때 애들이 후자의 관점에서 수학을 인식할 때 수학을 더 좋아할 거라는건 자명하다.


그리고 그 후자의 관점을 가지도록 수학을 나름대로 해석하여 전달하는게 수학교사다. 


자명한 일을 하자. 


 



   



   








댓글6

  • 2015.11.11 12:1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ㅁㄴㅇㄻㄴ 2016.09.24 12:02

    ㅠㅠ

    답글

  • 2017.09.04 17:2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Oh 선생 2017.09.04 21:39 신고

      "이렇게 접으면 수직이등분선이지?"
      "네"
      "왜?"
      "..."
      "수직이등분선이 뭔데?"
      "수직으로 이등분하는 선이요"
      "이등분인건 어떻게 알 수 있는데?"
      "접어서 겹쳤으니까 똑같잖아요"
      "직각인건 어떻게 알 수 있는데?"
      "접어서 겹쳤으니까 두 각이 똑같잖아요"
      "근데?"
      "평각을 똑같은 두 각이 나누니까 90도..."
      "됐잖아? 접으면 수직이등분 맞지?"
      "아 그렇네요. 당연하네요."

      라고 연결이 되지 싶습니다.
      설명의 수준은 애들 이해하는 거 봐서...:)

  • 지인혜 2018.02.19 09:16

    포스팅 잘 보고 있다^^
    내생각에 외심은 바로 수직이등분선을 제시하는 것 보다는 초등학교 두개인 상황을 주고 두점으로부터 거리가 같은 지점을 찾게 하면 무수히 많은 점이 찾아지고 그게 모이면 수직이등분선이 도출될것 같아 사실 수직이등분선의 작도가 바로 두점으로부터 거리가 같은 지점을 찾는 방법이고, 이는 원의 정의와도 맥락을 같이하지.. 그다음 초등학교를 하나더 추가하면 두수직이등분선의 교점을 생각하는것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을까 추가문제로 초등학교를 네개까지 하면 그런 점은 하나 있을 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다고 넓혀줄수 있지 나중에 사각형이 원에 내접할 조건은 이와 같은 문제인데 같이 다루어도 좋고 아님 넌지시 얘기해줬다가 나중에 그단원이 나오면 그때 외심과 연결지어줘도 될것 같고
    실제로 내가 이렇게 수업해본건 아니고 수업 다 하고 아이디어만 남았는데 고등학교로 와버려서 수업할 기회가 없네
    난 사각형이 원에 내접할 조건 수업할때
    한 점을 지나는 원 작도
    두 점을 지나는 원 작도
    세점을 지나는 원 작도
    네점을 지나는 원 작도
    이렇게 확장시켜가며 설명했었는데 외심수업과는 또 조금 다른 방향이지 본질은 같지만
    답글

    • Oh 선생 2018.02.25 18:19 신고

      저도 이젠 고등학교로 와버려서... 뭐 다시 할 기회가 없네요ㅎㅎ

      수직이등분선부터 비슷하게 상황으로 가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수직이등분선부터 뭔가 만들어 올라가려고 생각은 했었는데 현실적으로 진도 문제가 있었어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