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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활동지

[2학년 7단원]도형의 성질

by Oh 선생 2013.03.27

#0. 2학년 6단원은 확률인데, 2012년에는 도저히 2학기 때 일차함수-확률-도형의성질-닮음을 모두 다룰 자신이 없어서 확률을

빼버렸었다. 즉흥적으로 뺐던건 아니고, 2011년을 생각해보니 확률이 들어가면 확률도 제대로 못다루고 도형도 제대로 못다루는

것 같아서, 2012년 교육과정 계획할 때부터 확률은 놓고 가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확률은 겨울방학 숙제로 미룸. 


#1. 

갈수록 중학교 수학에서 중요한건 그 수준에서의 정당화, reasoning 같은거고 엄밀한 증명은 다루지 않는다는 말이 강조된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논리적이지 않은 손짓발짓들, 논리적이지만 서술되지 못하는 정당화를 얼마나 인정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생긴다.

중2 기하에 대한 나의 생각은 - 증명의 의미를 배우고, 일반적이라는 말을 배우고,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게 충분히

설득력이 있나? 엄밀한가? 누가 봐도 자명한가? 하는 고민들을 해야 할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부분이야 실생활과 연계해서 넘어가는게 좋은데, 이 부분에서만은 수학적인 면을 강조해서, 본연에 가깝게 만들어가는게 더

좋은 경험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2. 활동지들.


명제 찾기, 가정과 결론 구분하기, 예시 만들기. AQ는 반례에 대한 말을 하고 싶어서 넣었던 문제. 


안타깝지만 이게 한 시간짜리 활동지. 활동지를 이따위로 만들어놓으면 할때마다 겁난다. 너무 일찍 끝날까봐, 혹은 아무 의미없이

공회전 도는 듯한 수업이 될까봐. 텍스트의 양이 많지 않은데 그걸 가지고 맥락을 충분히 울궈내는 것, 수업 내의 복잡함과

불확실성을 다루는 것이 교사의 역량이고 전문성. 활동지만 갖고서 수업을 예단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어쨌든 아이들에게 최대한 시간을 주고 기다리고 발표시킨다. 

뭐 증명을 아는 놈들이야 금방 하겠지만, 잘 모르는 애들은 바닥부터 끌어갈 필요가 있다.

보통 증명을 가르치면 2열로 증명을 한다. 한 열에는 거꾸로 생각하기로 증명을 찾아 올라가고, 한 열에는 그 증명을 다시

깔끔하게 정리해서 연역적으로 작성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또 문제가 되는 것은 형식적인 언어로 작성하기. 

그래서 3칸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칸은 거꾸로 생각하기, 두 번째 칸은 편하게 적기, 세 번째 칸은 형식적으로 작성하기.

물론 저렇게 나눈다고 해서 일상언어와 형식적 언어의 벽이 극복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바로 가는 것보다야

단계를 하나 두는게 낫지 않겠나 싶다. 


_ 그런데 정작 수업을 할 때에는 의외로 두 번째 단계를 귀찮아하고 어려워 하더라. 대충 뛰어넘고 세 번째로 가는걸 더 편안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수업을 잘못한건지 내 예측이 잘못된건지...(그냥 귀찮은건가?) 


기초적인 수준의 증명들을 계속 한다. 당시 애들은 작도할 때 이미 저렇게 가르쳐놨기 때문에 비교적 아이디어를 잘 캐치한다.

이번엔 한 시간 동안 저 두 문제를 풀고 발표하고 비판하고 개선한다. 


많이 심플해졌다. 이제 아이디어만 살려놨다. 사실 대부분의 애들이 귀찮아해서 바꾼 면이 있다-_-ㅋ


고만고만하다. 역시 증명에 초점을 둔다. 문제가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기는한데, 별 의미는 없어보인다. 

이등변 삼각형의 성질을 활용해서, 한 밑각이 30도일 때 다른 밑각을 물어보는데, 짱구가 아닌이상 그정도는

몰라도 다 맞출 수 있다. 의미없는 문제들이 교과서에 종종 있다. 하지만 나도 시험에 종종 낸다. 평균이 50은 나와야 하니까...-_-


마지막 문제는 어디 문제집에서 퍼온 문제다. 그냥 좀 괴롭힐 때가 됐다 싶었다. 증명만 너무 많이하니까...


외심에서 배워야 하는건 정의(외접원의 중심/수직이등분선의 교점), 성질(점까지의 거리가 같음), 위치 정도인 것 같다.

위에 문제는 일단 수직이등분선을 그어서 외심을 찾아보는거다. 수직이등분선 작도를 알려줘도 의외로 잘 못한다. 

수직이등분선의 교점으로 외심을 잡으면 - 꼭지점까지의 거리가 같다는 사실이 나오고 - 거기에서 외접원을 생각한다.

이렇게 해놓고나서 정의를 항상 '외접원의 중심'이라고 가르치는데, 돌이켜보면 이게 잘하는 짓이 아닌 것 같다. 

두 개의 정의를 고민하다가(외접원의 중심과 수직이등분선의 교점) 교과서에 제시된 대로 갔는데, 그럴 경우 개념이 그다지

생성적이지 않다. 외접원의 중심으로 가는 정의는 원이 먼저 있고 - 원에 내접하는 삼각형을 그리면 - 그 삼각형에 대해서

외접원과 외심을 생각하는 순서고, 수직이등분선으로 가는 정의는 삼각형이 먼저 있고 - 수직이등분선의 교점을 그리면 

각 꼭지점까지의 거리가 같다는 것으로부터 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 지금 그린 교점이 외심이구나, 라는 식으로 간다.

수직이등분선의 교점으로 가르치던지, 두 개의 정의를 모두 던져놓고 두 파를 싸우게 하던지 하는게 좋았을 것 같다. 

정의해보는 경험이랄까...


마땅히 가르쳐야 할 성질들. 보통 성질을 강의식으로 배우고나서 응용문제를 많이 푸는데, 

난 내가 복잡한 기하 응용문제에 관심이 없으니 다루지 않는다. 

증명을 아이들에게 직접 시키고(이게 어지간한 응용보다 어려울거다) 시험문제에도 주로 증명과정과 관련된걸 낸다. 

성질의 사용은 매우 뻔하게. 최저점수 문제로만. 

증명문제는 다양한 답이 나오고, 아이들간의 대화를 유도할 수 있고, 모둠 내에서 잘만 구슬리면 기본이 없는 애들도 

나름대로 추론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좋은 문제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그런 식의 문제는, 답을 완벽하게 구하지 못해도 80% 정도

맞았다던가, 50%는 맞았다던가 하는 얘기를 해줄 수 있다. 하지만 길이나 각의 크기를 구하는 문제는 그렇지 않다. 

도형의 성질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명확하다. 목표를 수학적으로 잡으면 중2 기하는 다들 포기해버리는 부분이지만, 

사회적인 어떤 norm의 형성을 목표로 잡고가면 도형은 옥신각신하면서 잘 싸울 수 있는 부분이다(이게 증명이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기하적인 직관이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대수 파트의 증명보다 더 쉽게 접근하는 경향이 보인다).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거라는 말이 맞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외심과 유사하게 간다.


2011년에는 사실 등변사다리꼴부터 갔었다. 그게 논리적으로 순서가 맞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니 애들이 

증명에 사용할 tool이 너무 없더라. 그래서 다시 평행사변형부터 간다. 교과서는 정말 역시는 역시다. 대부분의 수업은

모둠별로 증명하고 발표하고 뭐 그런거다. 제일 재밌다. 



그 중에서도 이게 제일 재밌다. 등변사다리꼴에서 성질1. 


예전에도 올렸던 사진인데, 대충 보이나 모르겠다. 애들이 제일 다양한 증명을 만들어냈던 부분이 여기다. 만만한가보다.

아무튼 보는 선생 입장에선 재밌다. 

(배움의 공동체 할 땐 - 발표할 때 모둠으로 앉히지 않는게 맞다. 다시 ㄷ 자로 돌아와서 경청해야 한다. 나의 경우, 그걸로 흐름이

끊기는게 싫고 내가 귀찮아서 그렇게 안하고 있다...-_-)



평범하다. 


일본에서 보고왔던 그 수업. 내가 배움의 공동체 수학 수업을 하면서 늘 마음에 두고 있는 그 수업이다. 

(일본탐방기는 여기 클릭)

수업은 대체로 비슷하다. 1번 문제에서 발문을 잘못 했는데, 넓이가 같은 삼각형을 최대한 '많이' 그려보라고 해야 한다.

그래야 여러 개의 삼각형을 그리는 과정에서 꼼수(평행선을 사용하는)가 생겨나고, 그래야 평행선이 눈에 보이게 된다.

처음에 그래서 좀 허덕였었다. 

1번이 되면 2번까진 우습다. 하지만 항상 3번이 문제다. 2011년에도, 2012년에도 그랬고, 일본에서도 그랬었다. 

수업사진.


이건 거의 정답을 찾은 사진.



저기까지 그어놓고도 한참 고민한다. 이게 참 어려운 문제는 문젠갑다.


저런 추론이 나온다. 저걸 돌린다고. 


무슨 아이디언지 잘 모르겠다만 나름대로 정당화가 들어간다(아래의 두 줄).


카메라를 매우 의식하는 유정이. 


뭔가 대칭시켜보려는 움직임. 진지해서 좋다. 



진단평가. 4번문제는 이러면 논술형이냐? 라는 느낌으로 냈던 문제. 저러면 논술형이 되나?

서술형1번은 예전에 시험에 냈던 문제. 수학사에서 따온 문제로, 각의 3등분과 관련된 문제다.



학교를 떠나있으니 내 공부도 하고 속썩이는 놈도 없으니 좋긴 하다만 성장하는 걸 볼 수 없으니 그게 아쉽다.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게 최고의 즐거움이라고 하던데, 굳이 영재가 아니어도 사람이 크는걸 보는건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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