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수능 기하와 벡터 문제는 어렵다. 특히 공간도형에서의 벡터 문제는 더 그렇다. 

미적분은 어떻게 실마리라도 찾아보겠는데 벡터 문제는 영...

그래서 문제 풀 때 종종 지오지브라를 사용한다. 3차원으로 그림을 그려놓고 이렇게 저렇게 돌려보다보면 대충

어떤 때 답이 나오는지 감을 잡을 수 있으니까. 

1학기 때 운영한 수학 동아리는 이런 나의 경험에 기반해서, 아이들도 어려운 기벡 문제를 직접 그려보면서 익숙해지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했다. 


#1. 

첫 시간, 고3 아이들이라 다들 똘똘하다. 아이들에게는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제출하라 얘기했다. 


고3 동아리는 대부분 자습시간인지라, 체계적으로 뭘 지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정도만 주고, 나머지는 지오지브라 다운 받아서 알아서 하라 했다. 

모르는 기능은 물어보면 알려주겠다고. 궁금한건 인터넷을 찾거나 교사에게 물어보라고. 


아래는 아이들 결과물이다. 

#2. 

훌륭한 느낀 점이다. 아이가 사유가 깊은 것 같다. 

인간의 3차원 인식 능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기벡의 내용이 사용되었다는 걸 어떻게 떠올릴 수 있었을까? 



처음 생각했던 것 만큼 체계적으로 운영하지 못했지만(그럴 여건도 아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결과물은 

기대이상이다. (우리 동아리가 사람이 겁내 많은데, 보고서 제출자가 몇 안된다는 게 함정...)

바쁜 시간 쪼개서 보고서를 내준 것도 대단하고, 공간도형을 실제로 그리고 관찰하면서 무언가를 느꼈다는 것도 

훌륭하다. 


#3. 

애들 생기부 동아리 기록은 대충 이렇게 써줬다. 

-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학 문제의 상황을 시각화하고 이로부터 문제의 조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결방법의 실마리를 얻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함. 좌표공간의 구와 평면에 대한 최솟값 구하기 문제에 대하여 정보처리역량을 발휘해 상황을 3차원으로 시각화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대상을 바라봄으로써 최적의 시점을 찾아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해결 역량을 보여줌. 평소 문제를 풀 때 법선벡터나 점과 평면 사이의 거리 등을 일일히 계산한 후에야 알 수 있던 정보들을 시각화를 통해 단숨에 알 수 있게 되니 참신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시각화 과정을 통해 공간지각능력이 성장하는 느낌을 가졌음. 또한 절댓값이 포함된 복잡한 삼각함수의 그래프를 다루는 2017년 평가원 9월 모의고사 30번 문제에 대하여 문제의 그래프를 시각화함으로써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고, 장차 컴퓨터가 없는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호흡이 긴 문제를 풀 수 있는 자신감과 끈기를 길러야 겠다 다짐함. 어려운 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시각화하며 해결하는 모습에서 의사소통 역량과 문제집착력을 느낄 수 있었음. 

-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학 문제의 상황을 시각화하고 이로부터 문제의 조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결방법의 실마리를 얻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함. 기하와 벡터에 대한 2017년 수능 수학(가)형 29번 문제에 대하여 문제를 풀 때 해야 할 일을 분석한 후, 이에 따라 문제 상황을 프로그램에 3차원으로 그려감. 이후 도형을 입체적으로 회전시켜가며 상황을 이해한 뒤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문제해결 및 정보처리 역량을 선보임. 문제를 3차원으로 손쉽게 시각화하는 경험이 매우 보람찼으며, 컴퓨터가 없을 때 법선벡터와 같은 기하와 벡터 내용이 인간의 3차원 인식능력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음. 이렇게 수학의 역할을 사색하여 인식능력의 보완이라는 생각을 도출한 점이 대단히 인상깊었음. 어려운 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시각화하며 해결하는 모습에서 의사소통 역량과 문제집착력을 느낄 수 있었음. 

-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학 문제의 상황을 시각화하고 이로부터 문제의 조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결방법의 실마리를 얻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함. 좌표공간의 두 구에 동시에 접하는 평면에 관련된 문제인 2016학년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29번 문제에 대해 정보처리 역량을 발휘해 3차원으로 시각화하고 이를 여러 방향에서 회전시켜 봄으로써 정답의 실마리를 찾아 문제를 해결함. 시각화한 내용을 수식으로 플어가는 과정에서 문제해결 역량이 돋보임. 또한 익숙하지 않은 프로그램에도 끈질기게 파고드는 모습에서 과제 집착력이 보였음. 활동을 통해 평소 상상하기 어려웠던 공간도형의 모습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어 좋았으며, 장차 일정범위에서 변하는 매개변수가 포함된 그래프에 관한 문제도 도전해보고 싶다 함.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어려운 부분을 해결하는 모습에서 의사소통 역량과 협력적 태도를 느낄 수 있었음. 

무작정 길게 써주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써주는 게 좋을 거라... 


#4. 

처음 돌려보는 수학 동아리라 걱정이 많았는데 그럭저럭 한 학기 지나간 것 같다. 

내년엔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Oh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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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예솔 2018.09.06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선배님, 오랫만에 블로그왔는데 이제 다른세상에서 근무하고 계시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