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수업 중 나왔던 재미있는 풀이 소개.

문제는 이렇다. (수능특강 미적분2 2장 레벨2 3번 문제)


풀이는 대충 이렇게 흘러간다.

이기 때문에 

이 존재하는 가를 알아봐야 한다. 

이를 위해 주어진 부등식을 활용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가 재밌다. 


사례1)

그래서 주어진 문제의 답은 1/3.

 

사례2)

주어진 부등식에서 1을 빼고, x-1 로 부등식을 나누어 준다. 그러면

이때 극한을 모두 취해주면, 샌드위치 정리에 의해 가운데 있는 식의 극한값도 1이 된다.

따라서 주어진 문제의 답은 1/3.

 

당연히 둘 다 오류가 있다.

 

사례1)의 아이들은 부등식의 성질이 미분연산에도 일반적으로 성립한다는 착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 f<g<h f’<g’<h’이 성립한다는 것. 당연히 아니다. 이건 애들이 갖고 있는 오개념이구나 생각할 수 있겠다.

또한 이놈들은 f가 미분가능하다는 말이 없는데 미분을 막 사용했다

부주의 했거나, 문제에 나오는 함수는 당연히 미분가능하려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사례2)의 아이들은 문자식으로 부등식의 양변을 나눌 때 0보다 큰지 작은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지 못한 것 같다. 흔히 할 수 있는 실수기는 한데, 언젠가 한 번 크게 데일 실수이기도 하다.

 

정답은 사례2)의 풀이에서, x-1>0x-1<0으로 케이스를 나누어 풀어야 한다. 그건 생략.

 

 #1.

25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사례1)로 푸는 놈이 3-4명 정도 있고, 사례2)로 푸는 놈이 15명 쯤 있다

그리고 좋은 풀이를 쓰는 애가 5명 이하로 있으며, 손을 못 대는 애가 나머지다

우리 학교는 애들이 꽤 잘하는 학교임에도 그러하다

웃기는 건, 답이 맞으니까(저 문제는 구조상 답이 맞게 될 수밖에 없긴 한데) 다들 지가 잘 푼 줄 알고 넘어간다는 거다.

 

이 지점에서 배움이 생기는데, 개개인의 풀이를 노출시켜 오류를 적극적으로 잡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거다

특히 수리논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즈음에는 더욱 그러하다

답도 중요하지만, 오류 없이 섬세하게 풀이를 써나가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경험하는 대부분의 수학 학습 상황은 그렇질 못하다. 애들은 어떻게 수학공부를 하는가

문제집을 풀거나 인강을 듣는다. 애들 심리가 답에 집중하게 마련이니 답을 맞추면 오류를 검토하지 않는다

인강은 강사의 풀이를 일방적으로 듣게 되니 자기의 오류를 돌이켜보기가 쉽지 않다. 학원도 아마 비슷할 게다

과외선생을 잘 만나면 이런 부분을 짚어주긴 할 텐데, 의외로 수학 과외 하는 애는 많질 않더라.

그러면 어떻게 아이들의 풀이를 노출시키고 섬세하게 오류를 잡아줄 건가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풀이를 하나하나 첨삭해주는 작업은 어려울 것 같다. 방과후 수업 정도라면 모를까

정규수업에서 가르치는 애들이 200명이 넘는데 그걸 다 개인적으로 봐줄 순 없지 않은가.

여기에서 수업방법의 변화와 적절한 교사의 역할 이양이 필요하다. 문제풀이식, 강의식 수업으로는 

애들의 오류를 잡아주기가 어렵다. 따라서 문제의 개수를 줄이고, 교사의 풀이를 줄이며, 아이들의 풀이를 파악해가는 데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해야 하며, 또 그걸 적절히 노출시켜 공통된 오류를 고쳐가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때 아이들이 가진 모든 오류를 고쳐줄 순 없으니, 아이들끼리도 서로의 풀이를 검토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짝끼리, 주변 아이들끼리 서로 풀이를 설명하고 비교하며 오류를 깨달을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교사가 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거다

교사는 여러 오류 중 치명적인 것, 아이들이 쉽게 놓치는 것 등을 공론화시켜 다루면 된다.

 

#2.

물론 이런 걸 잘 구현하려면 애들이 어느 정도 수준도 있어야 하고, 과제도 적당히 어려워야 하고 뭐 그럴 거다

다행히 우리 애들은 비교적 잘하고(못해도 4등급은 찍으니까) 수능특강은 애들이 적당히 알딸딸할 만큼만 어렵다.

 

#3.

우려는, 애들이 많은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투덜대지 않을까 싶은 거다. 많은 문제는 니들이 22시까지 자습할 때 풀면

된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설문을 돌려봐야 애들 마음을 알겠지. 아무튼 고3 수업도 은근 배울 점들이 있다.

(수업 중. 가장 왼쪽은 내가 설명한 거고, 두 번째는 f<g<h -> f'<g'<h'을 이용해서 푼 풀이이다. 이 풀이를 쓴 아이는 

나중에 풀이를 바르게 고쳤지만, 그래도 오류있는 버전으로 한 번 발표해보고, 뭘 어떻게 오해했는지 말해보자 했다. 

세 번째는 잘 푼 풀이이고(저 녀석이 상당히 섬세하게 잘 푼다), 네 번째는 다른 문제의 풀이이다. 다들 잘 한다.)

Posted by Oh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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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막한가운데 2018.04.25 1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움에 대해 격한 공감입니다...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더 벌것인가, 아이들이 어떻게 더 서로 적극적으로 돕도록 할 것인가
    가 계속해서 고민이에요~

    • Oh 선생 2018.05.08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3 교실에선 더더욱 그렇지... 고3이라고 해서 배움을 만들어내지 말라는 법은 없는데, 입시 체제 하에선 참 힘들더라. 스스로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인간인가 많이 깨닫는 중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