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애들 데리고 할만한 수학적 활동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보면 사실 나오는 게 몇 개 없다.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 아이들에게 접근이 쉬워야 하고

- 재미도 좀 있어야 하고

- 수학적인 배움도 있었으면 좋겠고

하는 게 수업시간에 할 수학적 활동의 조건일텐데, '수학적인 배움' 같은 게 있는 활동을 찾기가 영 어렵기 때문일게다.

나만 해도 2011년 즈음에는 애들 데리고 스트링아트 같은 걸 했었고, 

언제부턴가는 마을 휠체어 램프 기울기 측정하기를 했는데,  

스트링아트는 예쁘게, 근성있게 그리기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고, 휠체어 램프는 일차함수 전체 내용에 비해 

지엽적인 것만을 다룬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기울기만 재니까...). 


#1. 

그래서 2017년에는 조금 다른 걸 시도했다. 

뭔가 상관이 있을 것 같은 주변의 자료를 조사하고, 그걸 표로 나타내서, 실제 일차함수로 표현해보는 수행평가. 


사실 모델링이라고 말하려면 자료가 선형적인 관계가 좀 분명하든가, 아니면 자료에 적합하게 함수를 고르기라도 하는 

활동이 좀 들어가야 하는데 중2 수준에서 그런거 다 따지면서 하긴 좀 어렵지 않겠는가. 

여기에서 경험하게 만들고 싶었던 건 일차함수를 통해 자료를 한 번에 퉁 쳐서 나타낼 수 있다던가, 

일차함수로 어떤 경향성을 표현해볼 수 있다던가, 구글닥스의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함수를 만들 수 있다던가, 

R^2 값(결정계수?)을 어떻게 해석하는 게 좋을지라던가, 그런 걸 좀 생각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요새 맨날 통계만 가지고 지지고 볶는 것도 좀 지겨웠고 사실...)



#2. 결과물. 

중간 과정 사진은 없다. 별로 찍을 만한 게 없어서... 

아이들은 코를 후비는 횟수와 콧구멍의 지름 사이의 관계 같은 재미진 걸 조사하기도 했는데(R^2값이 높다, 심지어...), 

대부분의 수행 자료는 돌려줘서 남은 게 없고, 메일로 들어온 것 중 좀 잘한 걸 소개한다.

함수에 대해서 저정도만 생각할 수 있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올려놓고 보니 일차함수로 잘 표현된 게 거의 없다. 손목 둘레와 발의 크기, 키 등은 r^2 값이 0.8 이상으로 나오는데, 

그런건 대부분 돌려줘서...--; 


#3. 평가

사실 평가는 좀 어려웠다. 컴퓨터로 이걸 하는 게 어렵지도 않고(컴퓨터실에서 한 시간 정도 가르쳐줬다), 

자료만 성실하게 모으고 나면 해석하는 것도 수업 중 다 얘기했던 것들이라... 혹시 다시 하게 된다면, 

혹은 평가를 빡세게 해야 하는 환경에 있었다면, 자료의 개수를 늘리고, r^2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오게 하고, 

r^2의 값을 일정수준 이상으로 요구하고... 등의 조치를 취했을 것 같다. 

일단 우리 애들은 저런거 하면서 수학하는 데 컴퓨터를 쓸 수 있구나! 일차함수가 두 양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거구나!

정도만 느끼면 된다고 봤다. 

아무튼 그래서 평가는 대체로 후하게 준 편(수행은 잘 주고, 지필은 빡세게 보는 방침이라...).


아이들 평가도 괜찮았다. 함수가 도통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던 녀석들도 나름대로 좋아하면서 했고, 

컴퓨터로 신기한 거 배웠다고 좋아하는 녀석들도 있고, 무엇보다 점수 받기 쉬워서 좋다는 녀석들도 있고(...). 


여러 가지 어설픈 점이 없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재밌게 했던 평가였던 것 같다. 


 

 





Posted by Oh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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