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5월 24일, 공개수업을 했다. 

우리 학교는 아무튼 1년에 한 번은 공개수업을 해야 하고, 그 중 4번은 전교사가 참관을 해야 한다. 

내가 했던 공개수업은 전교사가 참관하는 공개수업이었다(+ 관내에 공문 돌려서 구경오는 수업).

단원은 이차함수 도입. 이차함수 포스팅에 올린 활동지 부분이다. 

자세한 내용보단 대충 이랬다 중심의 기록. 


#1. 수업 전 작성했던 안내지/지도안의 일부. 고민은 대강 저랬다는 거다. 

수업에 썼던 개인별-조별 활동지. 구성에 대한 설명은 이차함수 포스팅에서 했다. 

(A~G 그룹의 함수들은 보면 알겠지만, a,b,c 계수를 나름 체계적으로 조금씩 변형시킨 거다. 

저렇게 체계적으로 제시해줘야 그 속에서 뭔가 패턴을 찾기 쉽다. 활동지의 첫 버전에선 저걸 섞어놨었는데, 

수석선생님과의 면담을 통해 지금 형태로 바꾸게 되었다)


#2. 

내 수업의 활동지들이 언제나 저렇게 빡세냐면, 그건 아니다. 

올해 들어선 가능하면 활동을 줄이고 좋은 문제를 중심으로 수업을 풀어나가는 데 집중했었다(수학은 수학답게!).

그런데 그러다보니 아이들 사이의 격차가 더욱 큰 문제로 다가왔다. 

그래서 활동적인 걸 수업에 어떻게든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마침 공개수업 때도 됐고, 

뭔가 신나는 거나 하나 해보자 싶어서 넣은 거다. 

공개수업에서만 존재하는 압박(?)에 의해 아이들 활동이 평소보다 잘 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그걸 이용하자는 마음도 있었다. 



#3. 수업. 

이런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이 들어온다. --; 수학과 공개수업은 나름 희귀해서 더 그런 것 같다. 

간단히 과제를 설명하고, 활동지를 준 뒤, 책상 배치를 모둠으로 바꿨다.

모둠 활동지도 A1으로 인쇄해서 줬다. 저기에 꾸역꾸역 자기 모둠 셋트의 그래프를 그린다. 

그래프를 그리다 보면 대충 몇 가지 패턴이 나온다. 그걸 보는 게 주된 활동의 목적이다. 

(물론 수업 안에선 그래프를 그리는 것 자체가 애들에게 큰 도전이었다...--;) 


이때만 해도 외국인 학생들이 2명 있었다. 다행히 수학은 만국 공통어라(?) 대충 말하면 대충 또 알아듣는다. 

(이 친구들은 국내에 없고 이 글을 볼리 없으므로(?) 모자이크 생략 ㅋ)


대충 모양새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래프 그리는 데 한 20분 가까이 줬다. 


선생 할 일이라곤 애들 하는 거 보는 거, 가끔 가서 이걸 봐야해! 라고 짚어주는 거, 틀린거 눈치주는 거... 뭐 그정도다. 


뭔가 이상한지 지들끼리 꿍시렁 대고 있다. 


준비가 다 되면, 아이들 결과물을 칠판에 붙였다. 다 붙여놓고 발표를 시킬거다. 


발표를 한다. 얘네 모둠의 그래프들은 a값만 바뀐다. 그걸 설명하고 있다. 


나는 이러쿵 저러쿵 질문들을 한다. 애가 쭈구리처럼 나왔는데, 평소엔 안그런 애다. --; 


엄청 잘 듣는다. 실제 수업에선 이렇게 까지 잘 듣진 않는다(...). 애들은 그나마 애들이 발표를 해야 잘 듣는다. 


발표 계속. 


마지막엔 a,b,c의 역할을 정리하면서 마무리 한다.

답이 안나온 건 그냥 안나온 대로 다음 시간으로 미룬다. 굳이 안알려줘도 된다. 

단원이 끝나기 전에 답을 찾게 되어 있다.


뭐 대강 이런 느낌으로 수업이 끝났다. 


#4. 연구회에서 오간 얘기들

(내가 작성한 협의록은 아니다. 나는 수업자라 협의록을 작성할 시간이 없었다. 다른 샘이 작성해준 것에 일부 편집.)

  

이 : 오늘 수업을 디자인 하시면서 하셨던 고민들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 첫째는 이차함수 부분의 진도가 빨라지면서 재미있는 활동을 넣어보고 싶었음. 교과서 활동은 학생들이 하기에 재미없어 보여서 아이들이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는 활동을 구성함. 여러 가지 그래프를 그려보고 아이들이 탐구하고 관찰하고 추론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함

문제풀이가 아닌 내용 수업에서도 이렇게 재미있는 활동을 넣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해보고 싶었음.

선행이 되어 있는 아이들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그 아이들까지 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주고 싶었음. 아이들 사이의 편차가 커서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수업을 구성하고자 함.

이 : 담임 반으로서 수학교사로서 1반에 대한 평소의 느낌은 어떤가요?

: 아이들의 편차를 볼 때 중간 정도의 학생들이 별로 없는 것이 어려움. 모둠 활동과 발표가 원활하게 되지 않는 것이 아쉬웠음.

: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수학적 상상력은 무엇인가요?

: 수학 수업은 탐구하고 그것으로 상승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함.

: 연구회를 통해 배우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 수업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이 언제 배움에 참여하게 되는지, 이미 선행이 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탐구가 이루어지는 수학수업이었는지 궁금함.

김 : 그래프가 변화하는 과정과 형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수업이 끝났을 때 아이들에게 남는 것이 많을 것 같음. 관찰한 1모둠은 활동적인 AA나 BB이 뿐만 아니라 CC도 모둠에 잘 참여함. 서로 화합하고 우직하게 함께 계산하고 다혜가 이끌어 가는 리더십을 보이며 탐구활동이 이루어짐. “아래로 볼록이라는 용어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용어로 시작되어 나타남. 선행이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이 오히려 자신이 발견했기 때문에 설명이 오히려 더 원활한 것이 인상적이었음.

조 : 아이들이 그리기 힘든 식을 나누어 주어 걱정이 되었으나 실제로 수업을 보니 오히려 선행이 되어 있는 아이들이 도전할 만한 과제가 되었음. 공유하면서 깊이감이 있고 몰입도가 높아 블록 수업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함. 관찰한 모둠이 처음에는 계산의 오류가 있어서 헤매었지만 친구의 이야기와 선생님이 적절히 개입하여 던져주신 멘트 덕분에 다시 잘 활동을 연결해 나감. 모든 학생이 뛰어난 모둠이 아니었음에도 모두 참여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음. DD이가 작년에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았었는데 잘 하고 있어서 놀라웠음.

윤 :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아서 인상적이었음.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 모둠을 관찰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열심히 하고 싶다는 인상을 받았음. 하지만 기초 능력이 너무나 부족하여 활동의 시작이 안됐음. FF의 도움으로 GG가 해보려고 함. HH이는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없어서 곤란해 했음. 역할이 나누어지지 않고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으며 탐구하던 끝에 배움이 생겨서 기뻐했던 현서의 이야기를 받아주는 친구가 없어서 잘 진행되지 못함.

: 선행이 되어 있지 않는 QQ이에게 집중하게 되었는데 수업 시간 내내 집중하면서 징검다리를 하나하나 건너가는 느낌이었음. 문제를 풀면서 그래프의 특징을 말로 표현했고 그 순간 배움이 일어난 것으로 보였음. 나의 그래프와 친구의 그래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고 중간 과정에서 잘못한 부분을 스스로 고쳐나가는 모습에서 배움이 일어났음. 선행이 많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WW는 모둠 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고 자기 것만 열심히 하고 빠져있었음. 이런 식을 만드느라 선생님이 참 애쓰셨다고 생각했음. 전지를 이용해서 모둠원이 다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생각이 듬. 아이들의 활동 과정을 다 예상하고 잘 통제하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음.

: QQ이가 위축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ZZ이와 XX의 격려 때문이었음. 그래프와 식의 차이를 알아내는 것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협력이 잘 됨.

: 쉬움과 참여를 통해 탐구 수업을 한 모습이 멋짐. 아이들이 탐구하고 참여하는 것을 기다려 주어 일방적 지식 전달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임. KK이의 주도로 시작되어 II이에게 가장 쉬어 보이는 계산식을 해보도록 함. 선생님이 한번 힌트를 주고 가시자 아이들이 식과 그래프의 규칙을 알게 됨. II이가 어려움을 느낄 때 모둠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함.

: 과제가 명료하여 학생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가 확실했음. 과제가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잘 배열되어 있어 아주 쉬운 것만 할 수 있는 학생부터 탐구까지 이루어지는 것이 아주 좋았음. 다른 친구들의 것을 따라 쓰고 끝낼 수 없는 과제였고 모든 학생들이 각자의 계산식을 갖게 되고 그것을 다 수행하였을 때 그래프가 완성되는 훌륭한 과제였음. 5모둠은 모둠 활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뭔가 다른 개입이 필요하다고 느낌. TT도 생각보다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고 AAAA에게 도움을 받아서 겨우 받아적었던 CC의 모습이 안타까웠음. 마지막에 예전에 배웠던 것과 지금의 배움이 연결되면서 아이들이 깨달음의 탄성이 있어서 인상적이었음.

: 한 번의 수업에서 단순 계산부터 탐구까지 여러 가지 활동이 한 번에 이루어짐. 처음에 모두 잘못된 계산을 하고 있었지만 활동을 통해 고쳐나감. 개인적으로 볼 때 다 잘 할 것 같은 모둠원이었으나 신중하거나 꼼꼼하게 접근하지 않은 모습을 보임. 선생님의 대칭설명을 듣고 배움이 일어나 계산을 하지 않고도 정답에 접근함.

: 수학의 특성이 잘 드러난 명쾌한 수업이었음.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배움이 일어난다는 생각이 듦.

: 대응점찍기를 어려워 함. 어렵게 점찍기를 한 끝에 그래프를 완성하는 맛을 느끼는 것이 좋았음. 내가 가르치는 과목에서 아이들이 어떤 맛을 느끼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계기가 됨. 역할을 나누어 식을 나누고 각자의 것만 푸는 상황이 벌어져 협력적 배움이 없었음. 각자의 역할을 나누는 것은 좋으나 협력적 상황이 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을 얻지 못했음.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다른 활동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이런 과정은 개별화가 나은가? 모둠 안에서 YY이가 공통점이 뭐지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CC가 규칙성이 있어?”라는 질문이 나왔을 때 의미가 있었다고 느낌. (, CC의 이야기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음) 각 아이들의 역할이 주어지고 활동을 했을 때, 각자의 역할에서 오류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서로 발견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활동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음. 각 조의 그래프를 붙이면서 다른 조의 그래프를 함께 보면서 아이들에게 배움이 일어나고 있었음. 아이들의 설명을 듣고 궁금증이 생긴 아이의 표현, 답을 다르게 표현한 아이들에게 다시 질문을 하거나 생각을 물어봤으면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재미있게 표현하면서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이 : 수업교사의 처음부터 지켜봤던 것에서 교사가 많이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음. 오늘의 수업에 들어오기 힘들 것 같은 아이들을 미리 생각해 보았으나 실제로 다른 것을 확인하고 아이들이 많이 성장했음을 느낌. 7모둠에서는 AA가 다른 모둠원들을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BB이의 이해력이 돋보였으며 CC는 수업의 마무리에 수업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었음. 선행학습이 실재 수업 이해를 어떻게 방해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음.

 

외부 참관교사1: 재구성이 파격적이었음. 재미가 없는 부분이라 항상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인 부분이었음. ‘왜 계산기를 주지 않았을까?’ ‘투명종이를 나눠 주었으면?’ ‘너무 뒤의 것을 앞으로 가져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수업 관찰 전 있었음. 수업을 참관 후 아이들이 직접 계산하는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날 수 있구나 하는 생각. 다음의 수업이 아이들에게 기대될 수 있는 수업 디자인.

 

외부 참관교사2: 5모둠 관찰. 학생들이 협력적임. 다문화 학생을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호의적이고 인상적임. 수업의 디자인이 아니라 학교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인상적임.

 

컨설턴트 :

1. 2년전 수업에 비해 차이가 느껴지고 새로운 시도였음.

2. 오늘의 내용이 마지막이 아니라 2번째 시간에 배치된 의도가 생각됨. - 차후의 수업에서 오늘의 수업이 기억되고, 탐구하게 하려는 의도

3. 학교와 교사의 방침이 아이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해결하게 과제를 던져주는 것이 의미가 있음. 교과서의 전통적인 루틴을 벗어나고자 한 것이 의미가 있는 시도

4. 오늘의 중요한 과제는 점을 찍어서 그래프를 그리게 만든 것’ - 아이들이 직접 그래프를 성공적으로 그리는 경험을 통해 이후 함수를 접하면서 그래프를 자신감 있게 그릴 수 있도록 하게 할 것임.

5. 학생들의 계산 활동을 예측하고 암산이 가능한 범위에서 식을 조절한 교사의 배려

6. 수업 교사의 답답함이 몇부분(-대칭성을 발견하지 못함, 계수의 영향) 있었음에도 이 후에 아이들이 교사가 원하는 발견을 해낼 수 있을 것임.

7. 수학은 모르는 것을 탐구하는 과정 아이들이 직접 작업하는(점을 찍고, 그래프를 그리고) 과정을 통해 탐구하고 이 후 발견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음.

8. 다음 시간에 배우게 될 내용을 기대하게 되는 부분.

 

9. 아쉬운 점

마직막 공유 활동 => 자신의 조의 특성 뿐 아니라 다른 조의 특성을 발견해야 했으나, 마지막 부분에 시간이 할애가 적음.

-개별활동 시간이 길어짐. - 각 아이들이 쉽게 개별활동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주면.

수업의 목표에 저해가 되는 부분을 조정할 필요가 있음.

, 개별 활동에 주어진 시간(15)은 의미가 있었음. 그 후 그룹활동에서 각 학생들의 오류가 잡힐 수 있었음.

- 공유시간에 발표자를 교사가 지정하지 않음으로서 잘 하는 아이들이 나와서 아이들이 어떻게 소화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점. 교사가 2,3위권의 아이들을 지정하면.

 

학생들이 즐거워한 부분 : 발표하면서 친구들에게 설명해 줄 때, 아이들이 다름을 알아차리는 부분에서 즐거웠음.

 

수업자 : 당연하게 아이들이 할 것이라고 예상한 부분에서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 과제의 감량과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 필요할 것 같음.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할 때 안전함을 느끼며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갖게 됨.      


#5. 

비록 의도한 대로 100% 흘러가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의미있게 굴러갔던 수업이었지 싶다. 

내 취향은 이것보단 다양한 풀이 속에서 뭔가 상승을 만들어 내는 거였지만 - 

스스로 모자란 부분을 메꾸려고 했다는 지점에서 코 한 번 쓱 하고 공개수업을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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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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