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새학기를 앞둔 이 시점에,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평소보다 더 바쁘다.


수업을 좀 더 이해중심으로, 탐구중심으로 바꿔보고자 백워드 교육과정을 꾸역꾸역 설계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일단 컨셉은 역량과 빅아이디어 중심이라고 말하는게 맞겠다)



나의 경우 지난 1정 연수에서 백워드 디자인을 주워듣고(http://ratel35.tistory.com/254)  


2015년 2학기에 막무가내로 실행을 해보았다.



되돌아보면 백워드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느낌도 있고, 이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본질적인 질문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한다는게 무슨 말인지, 


이로부터 얻어지는 이점이 무엇인지 등을 나름대로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교 샘들과 간단하게 경험을 공유했는데, 아무래도 PPT 만든게 아까워서(...) 블로그에 포스팅.



#1.





내 이해 수준은 딱 저거: "본질적 질문을 통해 수업을 설계한다." 였다. 


수용가능한 증거나 기타 등등은 나중에 생각하는 거고, 일단


- 이 단원에서 본질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 그게 애들 입에서 나오게 하려면 어떤 질문을 던지면 좋을지?


가 고민의 시작이었다. 


"질문"을 중심으로 고민하다보니 학습목표 진술을 "~을 이해한다." 로 할 때보다 수업 준비가 용이하다는걸 많이 느꼈다.


일단 질문을 만들어내는게 더럽게 어렵지만(...)


그게 나오고 나면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수업의 설계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해석과 확장의 공간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저 템플릿은 백워드 교육과정을 처음 시도할 때, 일단 정보가 필요해서 찾아본 논문에 제시된 틀이었다.


(박일수(2012). 백워드 설계 모형의 수학과 적용 가능성 탐색: 초등학교 6학년 비율그래프 단원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연구 30(4). 109-137. 에서 제시된 틀이니까 궁금하면 찾아보자)


꾸역꾸역 다 채워넣기는 했는데, 사실 다른 건 다 필요없고, '본질적 질문'을 채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 본질적 질문을 만드는건 어렵다. 


잘 안나오는 단원이 있기도 하거니와, 그 단원 자체에 대해 지식 이상의 통찰을 갖고 있어야 하고, 


그 통찰이라는게 결국 교사가 수학을 어떻게 느끼느냐와 많이 관련이 있는데, 그게 교육과정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본질적 질문은 나중에 거의 그대로 지필평가 문제로 전환되었는데, 이걸 거꾸로 생각해보면, 


'기말고사 뭐내지?' 생각하다보면 본질적 질문이 비교적 쉽게 쉽게 생각나기도 한다는 거다.





이건 내가 잘 이해를 못해서 이따위로 한거다. 


3단계를 쓰려면 정말 분석을 많이 해야 하는데, 현장에서 저거하긴 좀 어렵다. 관련해서 후술하겠다. 



   

좌측은 초기에 잡았던 본질적 질문. 이것들이 수업 속에서는 오른쪽과 같은 세부질문으로 쪼개어졌다. 


그래서 매 수업시간에는 저 질문들을 대답해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세부적 질문이 학기 초에 나오면 참 좋은데, 인간이 그게 되질 않는다. 


첫 해 정도는 파일롯 테스트 한다고 생각하며 본질적 질문만 학기초에 구상하고, 세부적 질문은 매 수업을 준비하며 생각하는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엔 저걸 또 개선해나가고.



 

본질적 질문과 세부적 질문은 각각 시험문제와 매 수업의 목표로 바꾸기 좋다. 




실제 사례. 우측 상단이 원래 "학습목표"를 위한 자리였다. 그게 핵심질문(이지만 사실은 세부질문)으로 바뀌었고, 


활동은 저 질문에 답하기 위한 내용으로 짜여졌다. 수업 말미에 핵심질문의 답을 아이들이 말해보게 하면 좋다. 




위의 세부질문이 실제 지필평가로 이렇게 나왔다. 


계획과 평가를 일체화시킨다는게 엄청난 장점이다.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까?"같은 질문 하에서, 이런 수행을 했다.


앞의 예시는 2학년이고 이건 1학년 수행이긴 한데, 대충 수행평가도 그 본질적 질문에 답하기 위한 과정으로 설계하는구나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장점은 이렇다. 


수업이 바뀌는게 아니다. 우리 샘들 수업은 뭐 원래 다들 활동중심으로 잘 하신다.


근데 좀 더 편하게 고민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어려운 점은 이렇다. 사실 본질적 질문 만들기가 제일 어려웠지만 굳이 적진 않았다. 다들 얘기하니까. 





제언이다. 


수업은 저 사이클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저 과정을 의식하고, 저걸 할 수 있어야 자생적인 전문성을 가진 교사다. 


백워드 교육과정은 애초부터 본질적 질문을 중심으로 한 평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걸 풀기 위해 교육과정을 계획하기 때문에


저 사이클을 건전하게 돌릴 수 있는 '일관성'을 제공한다. 소위 '가르친대로 평가한다'는 말을 실현할 수 있다는 거다.


저 사이클이 건전하게 돌아가면, 교사는 체계적인 수업 개선을 위한 방법론을 가질 수 있다.


해보고, 질문 고쳐보고, 실행해보고, 안되면 실행을 바꾸던지 계획을 바꾸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하는.


근데 저게 잘 돌아가려면 또 추가될게 있다. 




요런거다. 


수업을 개선하려면 교사가 성장할 수 있는 순간(예상치 못한 아이들의 풀이나 사고방식, 혹은 실패의 경험 등) 들을 


좀 누적시켜가야 하는데, 개인의 기억에 의지하는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저런걸 쓰고, 거기서 나온 성찰을 개선 시에 


반영해야 한다. 


나의 경우 수업이 끝나면 매 쉬는 시간마다 썼었는데, 더럽게 귀찮(...)지만, 얻어지는게 분명히 있었다.



끗.  





  



 

Posted by Oh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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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석준 2016.02.21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 시간 끝날 때마다 적지 않고 생각만 한 번 더해도, 좀 쌓이는거 같은데...
    2015학년도는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발전이 없었고 ㅠ
    올해는 좀 시간 안배를 잘해서 성장할 수 있길...

    '무엇을 알게 할 것인가?' 가 곧 평가 대상이자 수업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데 공감이옵니다. ㅎㅎ

  2. w 2016.10.22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워드 설계 공부하다가 들어왔는데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좋은 선생님이신 걸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 Oh 선생 2016.10.23 23: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백워드는 블로그 이런거 말고 책을 직접 보시거나 논문으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무래도 실제로 쓰려니 좀 많이 감환시켜서 사용하게 되더라구요...

  3. 김희주 2016.12.02 04: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워드 교육과정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해가 모자라 고민 중이었는데 실제 적용하신 사례를 올려주시니 너무 좋네요~!! 실천하시는 모습 인상적입니다!! 종종 들려서 구경할께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 Oh 선생 2016.12.03 0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하는게 정통파(?) 백워드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논문 좀 읽고 대충 이런거구만, 하면서 하는거라... ㅋ 항상 오리지날을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4. 2017.02.28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Oh 선생 2017.02.28 1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백워드는 사실 그걸 주제로 들은게 아니라, 경기도교육과정 설명하는 연수를 통해 들은 내용이었습니다. 강사님이 연수를 하시던 중 백워드를 강조하셨던 거구요. 2015년 경기도 1정 연수 프로그램 중이었는데 강사가 누구셨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교재도 버린지 진작이고...). 교육청에 확인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5. 백소정 2018.07.03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워드디자인 검색하다 같은 수학교사로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한참을 들여다 보고 참고하고 즐겨찾기 해두고 갑니다. 좋은 자료들과 글, 고민, 솔직한 나눔 참으로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우리교육의 희망입니다